정부가 저소득층 서민들을 위해 만든 ‘미소금융 사업’의 첫 대출이 지난 16일 시작됐다.
대출 업무 이틀 째인 17일 이른 아침.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삼성미소금융재단 앞은 영하의 날씨가 무색할 만큼 미소 금융 지원을 받으려는 신청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미소금융재단 창구는 이미 대출 신청자들의 문의 전화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더욱이 센터안에는 대출자격조건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은 대출 신청자들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 튀어나왔다.
한쪽 대기실에는 미소금융에 대한 대출가입조건을 적은 보드판과 대자보를 보려는 사람 등으로 인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충북 영동에서 올라온 황모(57)씨 부부는 “일용직을 하면서 겨울철 일거리가 없어서 소액이라도 대출받아 떡볶기 장사라도 해보려고 왔다”며 “하지만 상환 의지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알고 왔는데 대출자격조건이 일반 금융사와 똑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안산에서 온 김모(64)씨는 “신발 공장을 운영하는데, 요즘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신제품 개발도 해야 함에도 이미 금융 대출을 받은 상태여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왔지만 대출이 안된다고 하니 두번 좌절을 맛보는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원인에는 정부가 사업 추진에 앞서 미소금융에 대한 대출조건 기준과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삼성미소금융 홈페이지 및 미소금융센터안에는 제대로 된 대출자격조건과 홍보전단지, 의자 등이 대출상담 대기자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대기표 조차 마련되지 않은 대기실은 대출 가능자에 한해 직원이 신분증과 대출 서류를 받고 큰소리를 호명하며 상담을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한 대출상담 대기자가 미소금융직원에게 “언제까지 기다려야 상담이 가능하냐”고 묻자 그는 “현재 언제 상담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특히 20㎡ 남짓한 창구안 직원 3명 중 상담사는 고작 2명이고 나머지 1명은 안내 전화를 받고 있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제대로된 상담 업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미소금융 관계자는 “첫날 상담직원 1명으로 업무 시작했다가 사람들이 몰려 급히 직원을 3명으로 늘렸다”며 “대출신청자 분들이 너무 많아서 상담업무를 하는데 역부족”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문한 500여명중 상당수는 대출가입조건에 해당되지 못했고 상담원 수도 부족한 탓에 상담을 받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