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저신용 층 서민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탄생한 미소금융 사업이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미소금융 사업은 지난해 12월 출범한지 1개월여만에 전국 21개 지점(15일 기준)에서 1만3천400여명이 각 지점을 방문해 8천100여명이 상담을 받았고, 대출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신청자의 신용등급, 재산보유현황 등에 대한 기본적인 심사결과 자격이 있는 경우는 2천440여명으로 단 30%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신용등급이나 기존 채무 과다 등의 이유로 신청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상담조차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지점 상담창구를 방문하기 전 신용등급 등 미소금융 신청시 꼭 챙겨야할 기본 요건 등에 대해 알아봤다.
◆ 자활의지는 기본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의 경우 은행대출이 어려워 제2금융권을 찾지만 대출이 쉽지 않은 데다 시중은행의 2배가 넘는 대출금리 탓에 그마저도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댈 곳 없는 이들이 급전이 필요해 마지막으로 찾게 되는 곳은 사금융. 그러나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다시금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미소금융은 대출금리를 은행권의 저신용자 대출금리보다 낮은 연 2~4.5%로 책정, 급전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금융 소외계층에게 500만~5천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낮고, 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모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활 의지가 있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1차 지원대상이다.
지난 6일 삼성미소금융 1호 대출자로 선정된 이씨(여·31)의 경우도 자활 의지를 보여준 것이 대출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어머니를 모시고 9세 자녀를 부양하는 모자(母子) 가정으로 시간제 부업과 정부가 지원하는 모자세대 지원금(월 6만5천원 미만)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이씨는 상담을 통해 초등학교 앞에서 떡볶이포장마차를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자신이 일부 부대 경비까지 마련해 대출을 신청한 결과 승인을 받게 됐다.
삼성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이씨는 소외계층 지원이라는 미소금융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고, 좀더 나은 소득을 창출해 가정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와 함께 성실한 자세와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상담에 임한 결과 대출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가 ‘무등록사업자’라는 점도 다른 사람에 비해 대출을 빨리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이됐다. 미소금융 관계자는 “500만 원 이내의 소액대출은 현장실사만 거치면 돼 늦어도 2주 정도면 실제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소금융 대출 상품 중 창업자금은 한도가 5천만원, 운영자금은 1천만원인데 반해 무등록사업자대출은 한도가 500만원으로 소액이다. 금리도 다른 대출이 연 4.5%인 반면 연 2.0%(일부지점 연 4.5% 책정)로 낮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은 소상공인진흥원의 컨설팅을 거치지 않게끔해 대출 기간을 줄였다. 이에 각 지점은 1차 상담과 현장 방문만을 통해 자율적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 대출자격 꼼꼼히
이 씨처럼 무등록사업자가 아닌 경우라면 창업을 위한 사업자금이 50% 정도는 필요하다. 그러나 채무가 보유 재산의 50퍼센트를 넘는 과다 채무 보유자는 대출을 받기 어렵다. 또 주택이나 차량 등 각종 재산을 합친 금액이 8천500만 원(특별시, 광역시 등 대도시는 1억3천500만원)을 넘어도 대출이 곤란하다.
이처럼 대출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한 것은 기존의 서민 대출이 생계비 대출 위주였던 데 반해 미소금융은 서민 대출의 사각지대였던 창업 대출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 ‘한번 해보다가 힘들면 치워버리면 된다’는 식으로 대책 없이 돈만 빌리러 오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다.
또 대출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출 상담, 사업 컨설팅, 창업 지원 교육, 현장 실사 등 여러 절차를 걸쳐 최종 대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실제 대출을 받기까지 최소 1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대출절차 오른쪽 표참조>
이렇듯 다소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아직까지 대출자 수는 미미한 편이다. 지난 15일까지 1만3천400여이 각 지점을 방문했으나 대출자수는 20여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미소금융중앙재단 관계자는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서민들이 단순히 돈을 빌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활 의지를 갖고 사업의 결실을 맺어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함은 물론 빚을 갚을 수 있는 수준까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무조건 퍼주기 식의 대출은 지양해야 한다”며 “이는 대출자금이 부실화 되는 것을 막고, 자금 회전을 도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 대출 방법은
먼저 ‘한국 이지론(www.egloan.co,kr)’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해봐야 한다. 다음 달부터는 ‘미소금융재단(www.smilemicrobank.or.kr)’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신용등급 확인이 가능하다. 본인이 신용조회를 하기 때문에 신용조회에 따른 신용누적이 되지 않아 불이익은 받지 않는다. 아울러 자신의 대출내역, 채무불이행 사실 등을 알아보고 부적격 여부를 꼭 미리 확인해야 헛걸음 하는 낭패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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