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와 성냥갑 아파트, 자동차 매연과 경적소리 가득한 도시 생활, 그곳의 어른과 아이들은 웃음을 잃은 지 오래다.
세계 최장시간 근무와 학원, 과외로 영혼마저 찌들어 가는 요즘 세대에게 농촌 체험은 그림의 별 따기일 수 있다.
저마다 승진 경쟁과 학벌 지상주의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삭막한 도심 일상의 풍경을 잠시나마 잊고 부모에게는 삶의 여유를, 자녀들에게는 동심의 웃음을 선사하는 농촌 학습 체험장이 최근 웰빙 붐을 타고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용인시 양지면 대대리에 위치한 한터조랑말농장(용인IC에서 8km 거리)은 경기도에서는 유일하게 관광농업을 특성화한 농업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농촌학습 체험장으로 지난 1998년 개장이후 25만 명이 넘게 다녀갈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원래 소를 키우던 목장으로 당시 낙농업에 종사하던 농민들 대부분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목장을 운영해온 한터조랑말 김용덕(54) 대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일본연수까지 다녀와 이곳을 자신만의 농촌 체험농장으로 리모델링했다.
김 대표는 “농촌도 이제는 아이디어 없이 성공하기 힘들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국내와는 달리 이미 외국에는 농촌체험 농장이 보편화 돼 과감하게 투자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촌 체험장을 만드는 과정은 순탄치만 않았다. 어렵사리 목장을 운영해 구입한 땅을 팔아 사업자금으로 투자해 체험농장을 만들었다.
또 농촌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밭과 염소와 조랑말 같은 가축을 키울 수 있는 목장과 쉼터를 조성했고 나무도 심었다.
체험 농장 전체 면적은 3만 5천㎡. 이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먼저 조랑말 9마리와 함께 먹이 주기 체험과 조랑말을 직접 타고 200m 길이의 둥근 조랑말 타기 코스는 아이들에게 신비함과 함께 자연과 동물에 대한 친근함을 준다. 조랑말 타기는 4세 이상 어린이면 가능하다.
또 소가 끄는 달구지를 직접 탐 흙길을 걸을 수도 있다. 소나 염소, 거위와 오리 등에게 먹이도 주고 만져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조랑말에겐 건초와 당근을 주고, 소는 들에서 나는 잡초와 나뭇잎을 줄 수 있다.
곤충 체험 프로그램도 어린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자연탐구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귀뚜라미와 달팽이, 딱정벌레를 성별로 관찰하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달팽이는 알부터 성장한 달팽이까지 12단계로 살아있는 모습을 보도록 전시해 놓았다. 딱정벌레는 애벌레와 같이 놓아 애벌레에서부터 성충까지 자라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밖에 4월부터 농장 내 계곡에서는 도룡뇽과 올챙이를 잡고 관찰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수영장에서 미꾸라지를 풀어 직접 잡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농장 곳곳에 사과나무, 질경이, 두릅나무, 앵두나무, 쑥 등을 심어 아이들이 살아있는 자연 교본을 배우게 끔 했다.
이와 함께 이 농장에서는 시골텃밭에서 농사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2천 300㎡ 규모의 공간도 마련했다. 텃밭에서는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다. 부모와 함께 온 자녀들에겐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동시에 배우는 곳으로 활용된다. 특히 이곳은 농사체험을 원하는 예비 귀 농인들까지 찾아올 정도로 알려져 온 곳이다. 텃밭 분양은 매년 1월에서 3월 사이에 실시된다.
김용덕 대표는 “누구나 농장을 찾아와 농촌의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더 많은 프로그램을 연구해 프로그램에 추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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