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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 7종죄(七宗罪)

 

가톨릭에 7종죄란 말이 있다. 어디, 인간이 버려야할 나쁜 감정이 한 두 가마니겠는가만 가톨릭에서는 오랫동안 신중하게 빼고, 더하는 - 가감첨삭(加減添削)의 과정을 거쳐 일곱 가지 감정을 기본 원죄(原罪)로 규정한다. 교만! 인색! 음란! 분노! 질투! 탐욕! 태만!

솔직히 나는 이 일곱 가지를 골고루 걸쳤기 때문에 가톨릭 기준으로 말하면 엄청난 죄인이다.

이 일곱 가지를 동양에서야 고만고만한 어쩔 수 없는 감정의 산물로, 가급적이면 버려라 이렇게 곱게 타이르지만 서양에서는 명백히 죄악(罪惡)으로 규정한다.

이런 면에서는 서양의 도덕 그물은 매우 촘촘하다고 할 수 있는데 -. 혹시 크고 작은 고기 모두 씨를 말리는 것은 아닌지?

질투(嫉妬)란 곧잘 시기심(猜忌心)과 혼용(混用)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엄연히 다르다. 시기심이란 자신이 갖지 않은 무언가를 남이 가졌을 때 예컨대, 임대 연립 주택에 사는 분이 길 건너편 넓은 저택에 사는 놈에게 갖는 부러움 이런 것이고, 질투란 내가 가진 무엇을 남에게 빼앗기거나 혹은 염려가 되어 조바심을 갖는 것이다. 질투의 주 종목은 주로 사랑이야기.

시기심은 질투에 비해 그나마 좀 순수하다. 질투란 지극히 감상적이어서 복수란 유혹에 넘어가기 쉽지만, 온전한 시기심은 사람 팔자 운운하면서 체념하는데 남을 해코지 하지는 않는다.

사랑은 얼마나 길고 짧을 뿐, 유효(有效)기간이 있다. 유효기간이 끝나면, 어느 입장에서든지 슬슬 배신이 싹이 튼다. 모름지기 사람은 시기심에서 끝나야지, 복수를 꿈꾸면 추해진다. “시기는 하되, 질투는 마라.”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강요는 할 수 없다. 사랑관계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은 통하지 않는 법이다.

요즘 들어, 우리 대한민국이 굉장히 잘 나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세계적으로 공통된 경제 위기에서 제일 먼저 빠져 나오는 몇 안 되는 나라이고, 원자력 수출의 낭보, 밴쿠버 동계 올림픽 소식, 또 현대, 기아차의 엄청난 수출 실적.

왠지 불안하다. 다른 나라로부터 시기를 넘어 질투를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된다.

요즘 귀걸이 전쟁이 한창이다. 김연아 귀걸이 사건인데, 올림픽 헌장(憲章)을 들먹이며, “올림픽이 열리는 모든 장소에서 어떤 형태의 광고도 허용되지 않는데, 김연아가 착용한 귀걸이가 올림픽 공식 후원사의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조만간 금메달을 박탈당할 것”이라는 일본 네티즌과 말도 안 되는 소리! 라는 한국 네티즌과의 인터넷 싸움을 말한다. 이건 시기심일까? 질투일까?일등의 필수 의무는 겸손, 선택 의무는 아량(雅量)이다. 얼마나 부러웠고 탐이 났으면....... 오죽 하니, 이처럼 대범해야 한다.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모름지기 일등 국민의 자세가 아니다.

또,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문제에 대해서 반대급부의 이익을 벌써 누리고 있는데 혹시나 계속 이런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기대한다면 옳은 자세가 아니다. 우리 속담에도 남의 눈물보고 박수치면 반드시 피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뭐니 뭐니 해도 경쟁이란 정정당당해야 당당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모두 겸손해야 할 때이다. 중국의 유명 관광지, “용경협(龍慶峽)”이란 곳이 있다.

유람선을 타면 왕복 한 시간가량 굽이굽이 산을 끼고 도는 협곡이 있는데, 상, 하행의 유람선이 교차할 때면, 이 쪽 배에서는 “대! 한! 민! 국!” 저쪽에서는 “짝짝짝 짝짝” 월드컵 박수로 응대한다.

메아리가 되어 한참이나 귀가 멍하면 속이 울렁거린다. 외국인들의 눈초리가 곱지 않다. 언제부터 너희들이 잘 살았다고……. 건방지게 남의 나라에 와서…….

영국의 BBC 방송에서 발행하는 포커스란 잡지에서는 이 7종죄를 항목 마다 점수를 매겨 계량(計量)화 했는데 한국의 경우 종합 8번째로 죄를 많이 짓는 나라로 나타났다.(참고로 일본이 7위)

특히 포르노 산업에 대한민국 1인당 연간 지출액으로 따지는 음란 부분에서는 세계 1위......! 7종죄 가운데, 음란 말고도 교만이 있으니 이 또한 두려울 뿐이다.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 마음속에 깊이 화살로 박아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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