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우리아들 어떡하노, 찬물속에 빠져 있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 질것 같다!”
“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음식들 냉장고에 가득가득 채워났다. 살아서 돌아와만 다오!”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3일째인 28일 해군 제2함대사령부 예비군훈련장 강당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하루종일 분통을 터트리며 오열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채 실종자들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갈망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강당에서는 군부대 측이 브리핑을 통해 해군이 준비한 성남함을 타고 백령도 천안함 침몰 인근해역을 찾은 88명의 가족들이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가 어디 있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는 게 말이 되냐”며 군 당국관계자들에게 거칠게 항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해군측은 침몰현장을 찾은 가족들에게 “함수가 모두 가라앉은 상태이며 함미는 정확한 침몰 지점을 확인중”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당안의 15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어떻게 실종자 대부분이 있었다는 배의 위치도 모를 수가 있냐”며 “함수가 발견된 곳에 함미도 있는 것 아니냐. 암초가 많은 곳에서 작전수행을 잘못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며 참았던 비난의 목소리가 곳곳에 터져나왔다.
같은 시각 평택항 해군 2함대에 마련된 임시숙소에서 대기중인 실종자 가족 20여명도 역시 “정부가 실종수색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며 여기 저기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2시 55분쯤에는 실종자 신영빈 하사 가족들이 휴대폰 통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당안 이곳저곳에서 박수를 치며 술렁이기 시작했으며 “내 자식도 살아있을 수 있다”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1시간 후, 군당국의 확인결과 헤프닝으로 일단락 되자 가족들은 또 다시 낙담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조그만 소식이라도 듣기위해 이곳 저곳을 돌며 귀 기울이던 가족들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한채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종자 대표 허복수씨는 “군 당국의 사고과정과 실종자 수색작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는 것에 화가 난다”며 “유족들간의 ‘침몰원인’에서 부터, ‘수색작업이 늦어지는 이유’까지 등 갖가지 이야기가 돌고 있으나 이제는 누구의 말도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2함대가 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현장에서 수색작업을 둘러보고 있는 가족들이 귀항하는데로 (가칭)‘실종자 가족 대책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