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1시쯤 28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 임시대피소에는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임시숙소 안에만 머물며 숙소 창은 모두 커튼으로 닫혔고 가끔씩 외부로 나와 산책하는 가족들 역시 굳게 입을 다물었다.
실종자들의 생존 한계 시간으로 추정되는 69시간을 넘겼으나 함미선체내로 공기를 주입했다는 군 관계자의 말에 희망을 걸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전날 늦은 밤까지 강당과 대피소를 번갈아 가며 근심과 기대속에 구조상황을 중계하는 TV를 지켜봤다.
실종자의 한 가족은 “현재 모든 실종자 가족들이 예민한 상태”라며 “분명 살아있고,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80여명의 가족들은 전날 건너편 강당과 대피소를 오가며 TV로 중계되는 구조상황을 지켜보며 사태를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와 군이 5일째 구조작업에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진행상황에 소식이 없자 실종자 가족들은 불만은 극에 달했다.
실종자 이창기원사의 조카는 “모든 가족이 모여 희망을 안고 TV에 의지하고 있는데 군 당국은 5일째 똑같은 말만 되풀이해 이제 믿을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가족들은 현재 밥은 커녕 물 한모금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있으며, 친할머니는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상태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이날 오후 5시쯤 백령도 구조상황을 참관하러 성남함을 타러 갔던 가족 18명이 평택 사령부로 복귀했다.
실종자 가족 측은 백령도에서 돌아온 가족들이 휴식을 마치는 대로 전체 회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가족대표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공식 가족대표단이 꾸려지는 대로 정부와 군 당국에 사고 수습과 관련된 가족들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일부 가족들은 생환자가 없을 경우에 대비해 사후조치 문제를 조심스럽게 논의 중이다. 가족들은 사고 경위와 수습 과정 등 군의 대응 과정 전반에 대해 진상규명을 촉구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편 실종자 가족 임시 대표단은 31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대응 방향을 설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