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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일본 초고령사회 남의 일 아니다

여성 만혼화·고용불안 우리사회 모습과 같아

 

필자는 지난 3월 국제 학술워크숍에 참석차 일본 교토를 방문했다. 양국의 가족정책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짧은 방문이었지만 저출산, 초고령 사회인 일본의 여러 사회문제를 듣고 보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첫째는 저출산, 초고령 사회의 개인적 파장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일본의 합계 출산율은 1971~1974년에 인구 대체 수준인 2.14명으로 하락한 후, 89년 1.57명(1·57쇼크), 2005년 1.26명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가 2008년 이후 1.37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의 저출산 원인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여성의 만혼화·만산화가 직접적인 인구학적 요인이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힘든 사회문화, 가족 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청년층의 실업난과 고용불안 등이 주요 요인으로 설명된다. 여기까지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으나, 일본인으로부터 직접 듣는 출산기피와 고용불안의 이야기, 그리고 도시 곳곳에서 묻어나는 인구 고령화 사회의 풍경은 새삼 놀라웠다.

우선 출산·육아·청년층 실업의 문제를 들어보자. 전문직 맞벌이 부부인 T 교수(남성)는 결혼한 지 10년이 가까웠으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때문에 출산을 지연하다가 40대에 들어서면서 부부 모두 일 때문에 아예 출산을 포기하고, 이제는 자녀를 가질 필요성조차 느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청년층 취업난은 매우 심각해 회의에 참석한 20대 중후반의 남녀 대학원 학생들은 결혼은 생각할 수도 없고, 아무 직장이라도 취업만 하면 좋겠다면서 장래에 대한 불안과 사회에 대한 염증을 토로했다.

나아가, 일본 청년층의 고용불안은 ‘일자리를 차지하고 놓지 않는 중고령자’에 대한 분노를 유발하고 실제로 어떤 자리에서는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한 발제자의 이야기에서 초고령 사회의 세대 간 갈등의 현실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5% 정도, 즉 인구 4명 중 1명은 노인인 세계 초유의 초고령 사회이다. 초고령 사회 일본에서 개인들이 겪는 고충이 충격이었던 것은 한국의 미래 자화상을 보는 듯해서이다. 일본은 이미 2006년에 초고령 사회가 된 것에 비해 한국은 2026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보다 20년 먼저 온 초고령 사회 일본, 그 사회는 현재 우리 사회가 진통을 앓기 시작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남아 있다는 사실에서 향후 한국사회도 일본과 똑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인가 하는 걱정이 앞선 것이다.

초고령사회 일본의 진통과 저출산 대응정책의 변화들은 한국의 가족정책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한국은 아직 고령사회라 할 수 없지만 우려되는 것은 세계 초유의 저출산율(1.18)과 고령화의 압축적인 진행속도이다. 한국은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2006년에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06~2010)을 수립했다. 제1차 기본계획은 복지적인 틀에서 취약계층 위주의 보육지원, 정규직 중심의 휴가·휴직제도. 기업의 참여가 배제된 근로자 중심의 일-가정 양립 지원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잘 짜여진 가족정책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출산율 제고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스웨덴, 프랑스 등 서구의 사례는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제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수립할 시점에 이른 우리나라도 서구와 일본 등의 사례를 바탕으로 남녀노소 모두의 일과 생활의 조화로운 양립을 지원하는 보다 포괄적인 계획을 수립할 시점이다. /고지영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가족보육청소년연구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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