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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안성 중앙로 경관개선사업 호평

우여곡절끝 사업 완료 상가 리모델링·상수관 교체
지상·지하 말끔하게 정리
역사·이야기 간직한 공간 탄생

 


서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광화문 광장이 지난해 8월 준공됐다. 354억의 사업비가 들었고, 왕복 16차선에서 6개 차로가 줄어드는 변화가 있었다. 삭막하고 불편한 공간 디자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서울도심에 2만5천160㎡가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아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안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로 경관개선사업의 1차 구간이 지난 8일 완공됐다. 꼬박 7개월간의 대장정이다. 43억원의 사업비가 들었고, 왕복 4차선에서 1개 차로가 줄어드는 변화가 있었다. 사업기간이 길어지고 배전함이 너무 많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안성 도심에서 마음 놓고 편안히 걸을 수 있는 시민의 공간이 생겼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중앙로 사업의 핵심 성과이다. 이에 중앙로 경관개선사업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중앙로 경관개선사업은 안성의 대표거리라는 상징성과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안성최대의 상권이라는 특수성 등 복잡다난한 사업이었다.

차로가 줄어들어 교통이 불편하고 유턴이나 좌회전이 원활하지 않다는 불평들, 굳이 그렇게 많은 사업비를 들여서 꼭 했어야 하는 사업이었나, 혹은 정치적인 치적사업이 아닌가 하는 의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마지막 삽을 뜰 때까지도 차가운 언론의 공격과 저마다의 다른 이해관계의 대립각들은 가라앉을 줄 몰랐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혜택이 돌아가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끝까지 중앙로를 주시했다.

사업초기부터 중앙로에 인접한 상인들이 공사 자체를 반대하고 나섰다. 공사 기간 중의 불편함이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임은 알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시의 입장에서는 야속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전례 없었던 신문전단 광고와 수차례의 시민설명회, 그리고 담당공무원이 직접 서류를 들고 점포 한곳 한곳을 모두 방문해 사업을 설명하고 찬반투표까지 실시했지만, 시에서 제시했던 가이드라인 찬성 70%에는 3%가 모자랐다.

안성시 경관위원회는 67%의 의견을 존중해 재논의 할 것을 건의했고, 중앙로 지역 건물주, 상인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된 순수민간단체 ‘중앙로경관사업추진협의체‘는 사업 추진을 위해 일일이 발품을 팔아, 주민들을 설득한 끝에 결국 지지율은 82%로 올라섰다. 사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중앙로 사업이 시작되자 수많은 점포가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경관개선사업과 맞물려 중앙로 전체가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더구나 하수관거사업, 상수관 교체 사업 등으로 눈에 보이는 부분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말끔하게 정리됐다.

안성시는 차도 폭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해, 지난해 4월, 전문업체로부터 교통시뮬레이션을 보고받았으며 보고서에 따르면 10% 미만의 지·정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출퇴근 러시아워를 제외하고 교통의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수많은 지자체에서 ‘대표 거리’나 나아가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관 주도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이천시의 경우처럼 시민들이 먼저 ’차 없는 거리 사업’을 건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역사와 이야기가 살아있는 시민들의 공간’이 있다. 서울의 경우로 보자면 시청 앞 광장이나 광화문 광장 정도가 될 것이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시민들만의 생생한 공간, 그 공간은 이름 하여 광장이다.

광장은 ‘커뮤니티의 공간’, ‘노는 공간’, ‘계층의 구분이 없는 공간’, ‘세대를 초월하는 공간’이다. 말하자면 ‘민의의 상징’인 셈이다.

농협 앞의 작은 공간, 벤치, 그것이 작지만 소중한 우리의 광장이다. 시에서는 작은 공간을 차후, 시민을 위한 문화의 거리로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중앙로는 안성시의 심장이다. 어린시절 처음으로 호떡을 사먹어 본 것도 중앙로이고, 졸업식날 정장 한 벌 처음 구입한 곳도 중앙로일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로 경관개선 사업은 단순히 ‘지중화 사업(지하매설)’이나 ‘쾌적한 거리조성’이라는 목적보다는 낙후되어 가는 안성시 이미지 개선과 안성시민들의 마음속 상징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우리의 추억을 내일의 희망으로까지 연결시키는 소중한 고리이다.

중앙로 공사가 마무리 되고, 보도를 걸어가던 할머니 두 분이 서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아주 매끈하고 좋아졌구먼.”

“그렇지? 우리 중앙로가 이렇게 변할 줄 누가 알았누?”

세대에서 세대로, 우리의 중앙로는 그 모습을 달리하며, 우리 곁에서 함께 한다. 훗날,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중앙로에서 봤던 공연이나 반짝이던 조명 혹은 옆자리 첫 짝꿍과 손잡고 걸었던 추억으로 중앙로는 기억될 것이다. 중앙로는 안성시민의 것이며, 안성의 배경이며 안성인의 영원한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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