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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농이미래다] 1.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찾아서

R&D로 農者天下之大本 이룬다 富農 꿈 이끄는 ‘첨단영농의 보고’

 


올해로 창립 57주년을 맞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예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업 기술 R&D 연구기관이다. 농진청 산하 기관인 원예원은 채소와 과수, 화훼, 인삼, 약용작물, 버섯 등 원예 및 특용작물에 대한 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로 농업인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영하 40도에 이르는 불모지인 남극 세종기지에 식물공장 컨테이너를 보급해 국내 농업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 찬사를 받았다. 이에 본보는 창간 8주년을 맞아 도내 농어업을 선도하고 있는 기관을 찾아 미래 신 녹색 성장을 이끌어갈 농업 기술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경기도 수원에 터 잡은 지 올해로 57년

원예원 본원은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475 일원에 있다. 북수원IC 인근에 자리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이목동 본원을 들어서면 마치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해마다 4월이면 정문에서부터 50m 길이의 벚꽃 길이 장관이다. 이 길을 지나 오른편엔 우장춘 동산이 있다. 그 뒤 작은 연못과 정자는 원예원 터가 주는 달콤한 휴식처다.

본원 정문을 기준으로 좌측엔 사과와 배, 복숭아, 포도 등 각 종 과일의 재배시험포가 있다. 최고품질의 과수 생산과 밀식재배, Y자식 재배를 도입한 시험포는 해외의 농업연구센터에서도 찾아와 견학하는 필수코스다.

영하 40도서 채소재배 가능한 식물공장
남극 세종기지 보급… 세계적 찬사 받아


최첨단 조명 LED, 채소 유전자원의 보고

본원 오른편으론 유리온실이 보인다. 들어가 보면 입이 쫙 벌어질 정도로 각종 아름다운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식물공정 생산시스템에 따라 선인장류에서부터 채소 종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식물 유전자원들이 보존 돼 있었다.

유리 온실을 나오니 라이조트론이라 불리는 온실이 보였다. 지구온난화 등 환경변화에 따른 사과와 딸기 등 과실 품질 변화를 연구하는 곳이다. 이곳은 식물체의 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다.

온실 주변으로는 고추와 가지, 수박과 브로컬리 등의 유전자원을 심는 비닐하우스 수 십 개가 포진했다. 흥미로운 건 아시아채소개발연구센터에 소속된 외국인 박사들이 찾아와 유전자와 탄소 재배 기법을 배우고 있는 모습이다. 그 만큼 우리 농업 기술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이리라.

식물공장, 우리 농업 기술 세계화 초석

이목동 본원 터가 보여주는 우리 농업의 미래 기술 가운데 백미는 컨테이너 박스에 있었다. 겉으로 봐선 화물을 싣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른바 식물공장이다. 이미 지난 2월 남극 세종기지에 컨테이너 한 동이 보급됐다. 영하 40도에서도 채소를 재배해 먹을 수 있게끔 난방과 조명, 습도 등을 자동화 시켰다.

식물공장은 남극 세종기지에서 대히트를 쳤다. 5개월 넘게 이동이 제한되는 시기엔 우리 대원들의 변비 해결에 안성맞춤 이였다. 외국 대원들도 찾아와 식물공장에서 나온 채소를 요청할 정도로 우리 농업 기술의 잠재성과 창의성을 선보였다.

식물공장 기술은 순수 원예원 소속 박사들이 해냈다. 오명철 연구관과 원예원 소속 박사급 엘리트들이 날밤을 세워가며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물이다. 지난 2009년 8월 국익 차원에서 식물공장 기술이 지정됐다. 농진청 긴급과제로 식물공장은 앞으로 전 세계 어디나 우리 농업 기술을 필요로 하는 나라와 민족에게 대한민국을 알리며 펴져나갈 것이다.

각양각색 식물 유전자원 유리온실 보존
특용작물 품종육성·도시농업 활성 주력


칼라버섯, 웰빙 식품으로 각광

지난 2005년부터 원예원 버섯과가 개발해온 칼라 버섯 기술도 미래 농업 기술의 총아로 꼽힌다. 분홍 청색 노랑 느타리와 흑색, 백색느타리 버섯은 이미 경기와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 거점 지역 농가에서 확대 재배를 실시하고 있다. 실험 결과 칼라 버섯은 항암성분을 나타내는 베타 글루칸 함량과 노화 억제물질인 항산화 작용효과가 뛰어났다. 칼라 버섯 중에서도 금빛 노랑느타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흑 느타리도 항산화 효과가 높았다.

인삼DNA 원산지 판별기술, 인삼 유통 질서 바로 잡을 것

한해 평균 1조 6천억 원 규모인 국내 인삼 시장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원예원이 지난 5월 충북 음성 인삼특작부에서 인삼 관련 학계, 산업체, 정부 연구 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가진 심포지엄에서 인삼 판별 기술을 상용화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인삼은 6년 근 홍삼이 으뜸으로 취급됐다. 그러나 시장에선 4~5년 산 홍삼이 6년산으로 둔갑했고, 중국산 삼이 국산으로 둔갑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등 불신을 받아왔다. 하지만 원예원의 인삼 유전자 판별 기술이 보급되면 이 같은 폐단을 시정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칼라버섯 개발·인삼 판별기술 상용화 등
농업기술 세계화·선진화·대중화 앞장

도시농업, 탄소 석유 의존 삶 패러다임 바꿀 혁명적 사업

그 동안 농민들에게 많은 정보와 기술 전수를 해준 원예원은 이제 도시민으로 포커스를 돌려 도시 농업을 활성화 시키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원예원은 지난 4월 1일자로 도시농업연구팀을 신설했다. 10명으로 구성된 팀은 수원 탑동 터의 화훼 시설을 토대로 도시민들에게 실내공기 정화, 옥상 정화 등 다양한 이론과 실습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할 계획이다. 그 만큼 우리 농업 기술을 각 가정에 신속하게 전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원예원과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원예원의 우리 농업 미래 기술에 대해 알아봤다. 원예원은 언제나 시민들에게 열려있다.

수원 본원을 비롯 인삼특작부가 있는 충북 음성과 제주도 온난화 대응농업연구센터-감귤시험장, 부산의 시설원예시험장, 경북 군위의 사과시험장, 전남 나주의 배시험장, 남해출장소 등 원예원은 전국 8도에 걸쳐 분포됐다.원예원은 이미 지난 4월 인사를 통해 우리 농업기술의 선진화와 미래 혁신 산업으로 육성하는데 의지와 장래성이 보이는 직원들을 해당 지역으로 직군별로 파견했다.

식물공장에서부터 인삼유전자 판별기술, 도시농업에 이르기까지 이제 원예원의 기술과 노하우는 미래 통일 한국 농업 기술의 미래다.

최동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미래 첨단 영농 기술 개발과 혁신을 위해 전체 323명의 직원을 중심으로 단결해 국민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책임지는 기관으로 위상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의 다짐처럼 원예원이 걸어가야 할 길은 멀다. 하지만 대한민국 농업 기술의 세계화와 대중화를 위한 현재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리 어려운 과제도 아닌 것 같다는 게 이목동 본원 터를 견학하면서 갖게 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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