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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유기농사 짓는 문종욱·전성자 부부

땅과 더불어사는 삶 실현 위해 유기농법 고집
여러 시행착오 끝 제철채소 소량 재배 직접 배달
직접 만든 천연식품·토종닭 유정란 나눔품목 추가
인터넷 카페서 채소관리·요리법 등 다양한 정보 공유

 


‘녹색의 꿈’ 배달하는 행복한 농사꾼


행복한 사람만이 행복을 나눠줄 수 있다고 믿으며, 오늘도 유기농채소 재배에 굵은 땀방울을 흘린다. 비록 가진 건 없지만 이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하다는 문종욱·전성자 부부(42). 그러기에 수지도 안 맞는 농사를 지으며 행복을 나눠주는 일에 뛰어들었으리라. 어느덧 귀농 11년차를 맞은 부부는 신둔면 도암리의 농장 한 편에 살림집을 짓고 두 아들과 함께 알콩달콩 살아간다. 고기, 우유 등 특정식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먹을거리를 자급자족하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농사를 짓고 싶어 무작정 땅을 찾아 내려왔다”는 부부는 ‘땅과 더불어 살아가는 녹색의 꿈’ 실현을 위해 철저히 유기농을 원칙으로 농사를 짓는다. 그래서 농장 이름도 ‘녹색의 꿈’이라 지었다.

젊은 나이에 귀농을 결심하고 무작정 농사를 짓는 일이 그리 녹록치 않음에 여러 번의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그 또한 ‘참 농부’가 되기 위한 밑거름으로 삼는다.

그러나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의 유통과정과 대량 생산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던 부부는 고심 끝에 ‘다품종 소량 생산’의 ‘직거래 방식’을 택했다.

여러 종류의 제철 채소를 소량 재배해 각 가정에 직접 배달해주는 것. 거리가 먼 경우는 할 수 없이 택배를 이용하지만, 이천 관내는 문종욱 씨가 직접 배달한다. 이젠 인터넷 카페를 통한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회원이 더 많아졌지만 아침에 밭에서 딴 싱싱한 채소를 소비자들이 오후에 집에서 받아볼 수 있게 하려는 문종욱 씨의 배려는 고집스럽기까지 하다.

“농사꾼은 정직한 생산물로 얘기하고, 생산자가 직접 배달하니 소비자들이 더욱 신뢰하죠. 이는 농산물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직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직접 듣고 농사에 반영하기도 하고, 수익은 좀 덜하지만 재미있고 보람을 느낍니다”

욕심 없이 정직한 농산물로 답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이들 부부의 채소 상자에는 한 번에 8가지 정도의 품목이 담겨진다. 자연에 순응하며 살기에, 때에 따라 수확량이 적은 품목도 있고, 또 많은 품목도 있다. 그럼 또 그에 맞게 많은 것은 더 많이, 적은 것은 조금 적게 골고루 상자가 채워진다.

여기에 또 하나의 ‘뽀~너스’. 회원 정액제로 운영되기에 회원 모두를 가족처럼 대하는 부부는 단호박 쨈, 토마토 효소, 토마토 쨈 등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천연식품 등을 직접 만들어 채소 상자에 살짝 넣어 보낸다. 또 참깨를 수확하면 참기름을 짜서 회원들과 똑같이 나누고, 직접 재배한 고추로 고추장을 담가 나눠 먹는다. 말할 것도 없이 모두 ‘녹색의 꿈’ 농장에서 생산된 100% 유기농 채소들이 그 원료다. 특히 올해부터는 농장의 한 식구로 자리 잡은 튼실한 토종닭이 갓 낳은 싱싱한 ‘유정란’까지 나눔 품목에 추가됐다.

이에 단순히 유기농 채소를 선호해 회원이 되었던 소비자들은 이들 부부의 소박하고 따뜻한 삶의 방식에 저절로 감화되어 간단다. 그리고 이들은 한달에 한번 농장에서 직접 채소를 수확하는 체험활동을 통해 농부가 되어보기도 한다.

한 회원은 “우리 집 밥상 앞에 앉으면 흙냄새 풀 냄새 가득하고, 고마우신 분들 얼굴이 눈앞에 떠오른다”며 “시골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것 같은 정이 느껴져 채소를 받을 때마다 행복해진다”고 후기를 전했다.

또 어떤 회원은 “이웃과 함께 구매해 나눠 먹는다”며 식구가 적은 가정에서의 유기농 채소 구매 Tip을 귀띔해주기도.

인터넷 카페 ‘녹색의 꿈’에서는 구매자들의 후기와 전성자 씨의 알뜰 채소 관리법부터 요리법까지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시골 사랑방처럼 푸근한 정이 오간다.

“우리 농업과 우리 농촌을 살리는 길은 소비자들의 생각에 달려 있어요. 우리가족이 먹는 ‘생명의 밥상’을 어떻게 차릴 것인지 생각해야죠. 이러한 인식전환이 곧 우리 농사꾼들이 마음 편히 유기농법을 실행할 수 있는 힘의 원천입니다”

아직 많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회원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낙으로, 한명씩 늘어가는 회원을 감사히 여기며 욕심 없이 유기농법을 고집하는 문종욱·전성자 부부. 이들은 자신들이 꾸는 ‘녹색의 꿈’이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라며 소박한 웃음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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