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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벌 집단폐사 급증, 양봉농가 울상

도내 농가 40% 평균 500~1천만원 피해… 보상은 요원
영양결핍·병원체 감염 원인… “국가차원 지원” 호소

강원도와 경남 등 전국적으로 토종벌 집단폐사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도내 영세 양봉농가들도 ‘폐사 쓰나미’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일 오전 양평군 용문면 다문리의 한 양봉농가. 5년 전 문을 연 농장주 홍모씨는 망연자실한 모습이였다.

이곳 50여개의 벌통에서 머물던 토종벌이 최근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해마다 1억 원 가까운 소득을 올려준 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죽거나 사라지면서 홍 씨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홍 씨는 “벌통 내 여왕벌이 왕대(벌집)에서 알을 생산, 유충이 알집을 깨고 나왔지만 이내 썩거나 부패해버려 결국 벌통이 쓸모없게 됐다”며 망연자실했다.

이 같은 현상은 양평읍 일대 영세 양봉농가를 비롯해 이동식 양봉을 하고있는 농가에서도 쉽게 목격됐다.

이미 지난해부터 경기 동북부 지역에서부터 휴전선 부근까지 이상저온과 잦은 강수로 인해 벌 개체수가 급감했다고 양봉 농가 측은 보고 있다.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양봉연구회는 7월 말 기준 소속 양봉 농가 630곳 중 40%에 달하는 250여 농가가 집단 폐사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들의 피해 규모는 50%에서 최대 80%까지로 한 농가당 평균 500만원에서 1천만원 정도의 피해를 입은 셈이다.

그러나 보상은 어려운 실정이다. 축산업으로 분류된 양봉업은 재해나 법정 전염병이 아니면 피해 보상이 되지 않기 때문.

농촌진흥청은 사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낭충봉아부패병의 병원체가 이번 집단 폐사의 원인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병균에 감염되면 유충은 발병 초기 물집이 생긴 모양으로 점차 액이 꽉 찬 뒤 결국 피부가 암갈색으로 변해 말라 죽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집단 폐사의 확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양경열 경기도양봉연구회장은 “온난화로 인한 여파도 있지만 벌의 양식인 국내산 밀원이 부족해 중국산으로 대체하면서 질병이 걸린 균(화분)을 먹여 영양 결핍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며 “특히 경기도의 경우 타 시·도와 달리 도시화로 양봉 환경과 조건이 열악한 상황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꿀벌 개체 보호를 위한 지원 방안이 조속히 마련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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