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6일 앞둔 16일. 수원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지동시장과 못골시장에는 골목마다 추석을 알리는 현수막이 즐비했지만, 정작 점포에서 장을 보려는 손님들은 선뜻 물건을 골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재래시장에 오가는 사람은 평소보다 크게 늘었지만 가는 길을 재촉 할 뿐이고,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특히 올 추석은 냉해, 태풍 등 기상악화로 과일과 채소류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했고, 또 올해 전통시장 주변 복개천 공사 등으로 교통이 불편해지면서 예년에 비해 찾는 시민들마저 절반 이상 줄면서 상인들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지동시장에서 청과물을 운영하는 김모(52·여)씨는 “제수용품 가격이 배로 뛴데다 복개천 공사로 인해서 주차도 불편하다”며 “이미 추석 대목을 기대하기 보다는 이번 달 임대료나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고사리, 도라지의 경우 1㎏에 각각 1만4천원, 8천원으로 지난 7월보다 2배 이상 가격이 올랐고, 파는 1단7천원, 무는 개당 3천원, 양파는 2㎏에 3천원으로 2달 전보다 각각 3배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제사용품에 올릴 과일도 사과 1박스(15㎏) 8만5천원, 배 1박스(15㎏) 6만원, 포도 1박스(5㎏) 1만 8천원으로 지난 1개월동안 50% 가량 값이 뛰었다.
10년째 못골시장에 떡집을 운영하는 임영균(56)씨는 “추석을 앞두고 시장 상인들이 이달 초부터 손님맞이 준비에 들떠 있지만 실제 물건을 구매하는 손님이 없어 죽을 맛”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혜자(51·여)씨도 “대대적인 폭탄세일 프랭카드를 달고 손님을 모으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그나마 상품권이 아니면 하루에 5만원을 팔기도 힘겨운 상태”라고 토로했다.
전통시장으로 제수용품을 준비하러 한 시민들도 몇배로 띈 제수용품 가격에 선뜻 물건을 골라잡지 못한채 필요한 품목만 소량씩 봉지에 챙겨 가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주부 김은지(32·우만동)씨는 “추석음식을 준비하려고 오랜만에 시장에 나왔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깜짝 놀랐다”며 “다른 명절 때보다 양을 줄여서 차례상에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