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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國서 명절맞는 ‘스노원씨의 소망’

하루 12시간 노동 월급은 100만원 남짓… 불법체류 단속 불안
“좋은 농장주 만나 체임걱정 없어 위안… 돈벌어 돌아가고파”

 

“한국에 온지 3년이 넘었지만 이번 추석만큼은 단속의 공포에서 벗어나 고국에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남양주시 진접읍의 한 비닐하우스 시설 채소 농가. 스리랑카 출신의 스노원(27)씨는 이번 추석에도 고향에 가질 못한다. 스리랑카 현지에 있는 아버지의 수술비로 인해 빌린 돈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을 들녘 벼가 고개를 숙인 논 하늘 위로 스노원씨가 잠시 한숨을 내쉰다. 곧 있으면 작업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잠자리에서 눈 뜨고 해진 후 잠자리에 눈 감을 때까지 꼬박 12시간 이상 일해야 한다. 월 급여는 100여 만 원 남짓, 그나마 마음씨 좋은 농장 주인을 만나 지금껏 월급 한번 떼이지 않고 열심히 일해 왔다. 그러나 그는 늘 불안하다. 체류 기간 만기가 이미 끝나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에 언제 걸려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말을 제법 잘 구사하는 그는 “추석이지만 비닐하우스 작업은 쉴 틈이 없다”며 “하루 빨리 돈을 모아 단속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스노원씨와 농장에서 함께 숙식하는 연변족 중국 동포 2명도 고향 생각이 간절하긴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농장주 김모(62)씨는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추석을 앞두고 농장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어주기로 했다.

김씨는 “그나마 저 사람들이 있으니까 수확도 제때 하고 농촌이 돌아가는 거다”며 “정부에서도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라 이들에게 영주권 및 체류 기간을 연장 등 정책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기준 법무부 통계를 보면 수도권 포함 전국의 현재 농ㆍ축산업 분야에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는 모두 6천400명 정도다. 이들 중 불법체류자 규모는 10.8%인 692명으로 제조업 분야 5.2%에 비해 불법체류 비율이 2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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