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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농업경영인] 30. 원평허브농원 ㈜허비너스 이종노 대표

허브향기로 우리농업 고정관념 깨다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 181-6에 위치한 원평허브농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서수원을 지나 경부고속철도 구간 바로 아래에 위치한 이 농원을 찾아가 봤다.

밖에서 보면 허름한 대형 비닐하우스 3개 동이 전부지만 내부는 딴 세상이다. 이곳 허브 농장을 지난 1998년부터 가꿔온 이종노 ㈜허비너스 대표이사(51)는 자신의 허브 농장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는 이곳이 단순한 허브 농장이 아니라 사람 숨 쉬는 소리가 들리고 땀 냄새가 나는 ‘세계 유일한 곳’이라고 자랑했다.

허브 농장 내부는 어머니의 자궁처럼 아늑했다. 자궁에서 호흡하는 것처럼 허브 향이 주는 상쾌함은 마음을 안정시켰다. 또 허브 농장 내부는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다. 이 대표가 12년 전부터 아내인 이덕화(49)씨와 함께 모든 시설을 직접 만들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이곳에 하루 종일 머물러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일 뿐이다.

인터뷰 시작 전 허브 차가 식탁에 올려졌다. 향기가 그윽했다. 이 대표가 내세운 근거는 명쾌했고 그는 확신에 차 있었다. 이 대표를 찾아온 이유는 사실 그의 허브 농장 자랑을 들으러 온 게 아니다. 지난 2003년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으로 선정된 이 대표가 어떤 인물인지 알고 싶어서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의 거침없는 독설과 한국 농업에 대한 식견과 통찰력은 예상 밖 수준이다. 대부분의 농업인들과는 사고의 패러다임이 달랐다. 또한 물질적이고 계량적인 농업, 이른바 부(副)를 쫓기 위한 농업 농촌이 아니라 사람이 근본 바탕이 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허브 농장은 사실 부차적인 것 같았다. 그 만큼 한국 농업 농촌에 대한 이 대표의 애정과 헌신은 남달랐다.

그는 자신을 행동(실천)하는 창조적인 대한민국 농업인으로 규정했다. 자신이 내세운 주장의 근거로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실천으로 보여준다. 전국의 농민들을 만나면서 동병상련의 감정이랄까. 그는 농업인이 가진 잘못된 선입견과 인식을 바꾸는데 생애를 바치고 있다. 사실 허브농장은 농촌에 몸담은 농업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덕적 책무와 사명, 의무를 실천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이 대표는 “우리 농업의 이미지와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무엇인가 큰 도전이 필요합니다”라며 “허브 농장은 이처럼 농업인도 이제 더 이상 수혜적인 마인드가 아니라 스스로 자립해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당당했다. 때로는 곤혹스러운 질문에도 그는 깊이 있는 경험과 설득력 있는 논리로 오히려 인터뷰어가 설득당할 정도로 말을 잘했다.

그는 “한국의 농업인으로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가진 부와 권력이 전혀 부럽지 않습니다”며 “돈을 못 가졌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합니다”고 말했다.

그의 답변처럼 그는 자신의 허브 농장으로 애초에 돈을 벌 마음이 없었다. 다만 자신이 농업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허브를 체험하고 가공 상품을 통해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것에 만족하는 소박한 농부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특히 농업을 이용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거나 돈을 벌려고 달려드는 사람들에게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중요한 것은 경험입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시련과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라며 “경험을 통해 아이디어와 창조력만 겸비된다면 농업은 얼마든지 도시화, 산업화 이후의 대안적인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허브 농장과 얽힌 씁쓸한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하루는 서울대 음대 교수라는 사람이 자신의 비서를 대동해 농장을 찾았다고 한다.

돈은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으니 자신의 허브농장과 동일하게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도 말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돈이 목적이 돼 버린 농업은 진정한 농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가의 입장에선 범접하기 어려운 그의 주관이지만 3자의 입장에서는 수긍되는 면도 있었다.

그의 한국농업에 대한 철학과 수많은 아이디어는 허브 농장에도 그대로 녹아내렸다. 그는 허브를 이용해 특허만 13개를 획득한 달인이다.

농장 허브로 마사지용 소금과 비누, 샴푸, 주방세제 등 없는 게 없다. 농장 내부의 허브 상품관에는 그의 이름 석 자가 박힌 허브 상품 수 백개가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아내와 함께 발명한 작품들이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분명하다. 그는 자신의 농장만 살찌우지 않는다. 모든 농업인들이 동등하게 발언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한국 농업 그런 세상을 꿈꾼다. 그걸 위해선 농업인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농업의 진화는 무한대입니다. 허브를 원료로 농산품을 만들 수 있지만 관련 제도가 문제입니다.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는 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농업인들의 마인드 변화를 위해 제주도라도 달려갈 것입니다.”


※인터뷰

 



강의·체험 등 가능한 ‘허브천국’

신뢰받는 상품, 서비스 제공에 온힘

- 허브의 특징은 무엇인가

▲허브란 온대지방을 원산지로 향기가 있고 사람에게 유용한 식물의 일종이다. 허브(Herba)는 라틴어에서 푸른 풀로 잎, 줄기, 뿌리 꽃 등을 허브의 의미에 포함하며 그 성분으로 식품이나 음료 속에 첨가되면 건강증진제로 기능한다. 또한 향수와 화장, 세정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 농원의 장점은 무엇인가

▲허브에 관한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허브 강의, 제품제작 실습, 농원 체험 등이며 실습비 외에 교육비는 무료다. 1만2천㎡ 규모의 농원 내부에는 허브 문화, 생활 용품, 포푸리, 방향제, 아로마테라피 용품 등 다양한 허브 상품들이 있다. 또 농장에는 허브차와 허브 비빔밥, 허브 돈가스, 허브 제육볶음, 허브 샌드위치 등 먹거리도 맛볼 수 있다. 농원은 이미 지난 2008년부터 농촌진흥청과 화성시가 지정한 교육장으로 권위와 신뢰도가 높다.

- 앞으로 농원의 계획은

▲농원 홈페이지(www.herbsfarm.co.kr)와 선물가게(www.herbinus.com)를 중심으로 국내외 고객들에게 더욱 신뢰받는 허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농원의 개장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일몰 때까지라는 아쉬움을 전하는 고객도 있지만 예약 인원의 경우 10명 이상 사전에 통보해 주면 최상의 허브 체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전시포장온실과 선물가게, 야외 정원, 허브재배온실, 어린이놀이터, 정자 등 체험 관련 시설도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

“지구상에 이곳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습니다.”

 


원평허브농원: ☎(031)294-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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