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주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 학생이 코치에게 폭행당한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도내 일선 학교 운동부 지도와 관리 방식에 대한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일선 학교의 운동부 코치들은 정식 교사가 아닌 경우가 있어 학생들에 대한 지도 방식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코치들에 대한 점검과 관리가 안 될 경우 앞으로 또 다른 사건, 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도내 일선 학교 운동부 관리에 대한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책에 대한 알아본다.
▲ 파주지역 초등학교 축구부 학생 사건은 ‘인재’
파주 A초등학교 축구부 5학년 B학생이 C코치로부터 폭행 당한 뒤 하루 만에 숨진 사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운동부 지도, 관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C코치는 지난달 18일 오후 4시45분쯤 학교 내에서 패스 방법을 놓고 몸싸움을 벌인 5학년 B군을 기숙사로 데려가 두께 3~4㎝, 길이 45㎝ 나무안마기로 머리와 엉덩이를 수차례 가격해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학생의 사망 사건은 교육청의 과실이 크다는 지적과 함께 운동부 모니터링과 지도,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주광덕(한·구리) 의원은 “파주 초등학교 사건은 교육청의 운동부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며 “앞서 7월에 발생한 축구부 감독의 체벌 사건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했다면 이번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A초교 축구부에서는 지난 7월 P감독이 부원들을 체벌한 사건이 발생, 파주교육지원청은 당시 운동부 코치 관리 철저 공문을 시달하고 학교장과 교감, P감독에게 사유서를 받은 후 사건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도교육청 일선 학교 운동부 코치 관리 미흡
도교육청에서는 학교 운동부 폭력예방을 위해 운동부에 대한 모니터링 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조사 방식과 대상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과 함께 조사 결과에 대한 불신까지 일고 있다.
도교육청 제2청에서 지난 6월 실시한 경기북부지역 학교 운동부 모니터링 조사결과에 의하면 236개 학교 학부모들은 운영만족도에서 ‘불만’ 2건, 폭력 경험에서 ‘있음’ 2건 등 모두 4건의 문제만 도출했다.
그러나 제2청에서 주관한 모니터링 조사는 해당 학교 또는 인근 지역의 체육교사들에 의해 이뤄지고, 전화조사 방식은 운동선수들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돼 학교 현장에서의 문제점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광덕 의원은 “운동부 코치들과 어느 정도 이해관계가 있는 체육교사들에게 모니터링을 맡겨 제대로 조사가 되겠냐”며 “교육청에서 직접 실시하거나 시민단체 등 제3자에게 용역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당사자인 학생이 아니라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져 모니터링 결과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며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학생들에 대한 설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동부 모니터링 조사에 대한 허점 지적과 함께 일부 학교 운동부의 코치 관리가 교육청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아 제2의 사건, 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도교육청에서 현재 관리하고 있는 도내 운동부 코치들은 547명으로 축구부와 야구부 코치들이 제외돼 있다.
여자축구부의 경우 체육 활성화 차원에서 교육청의 지원과 관리를 받고 있지만 그외 축구부와 야구부는 학교 자체적으로 코치를 채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축구부, 야구부 코치들에 대한 교육청의 학생지도 연수와 기타 관리 사항들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학교에서 코치들을 채용시 운동지도 자격증이 없는 코치들을 채용하는 경우도 있어 기본적인 자질 여부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 학내 운동부 지도 문화 개선책 요구
이번 파주 초등학교 사건과 관련해 체육교사와 운동부 코치들의 교육 연수가 강화돼야 한다는 요구가 들끓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학교 체육교육 문화가 전반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권영길(민노) 의원은 “얼마전 체육교사들이 의원실로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몸둥이가 없으면 금메달이 안나온다고 말했다”며 “아직까지 학교 현장에서는 비인권적인 지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지역에서 체육교사와 코치들에 대한 종합교육이 필요하다”며 “학생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 의원의 지적과 같이 도내 일선 학교에서는 체육교사들의 지도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도내 한 중학교 교사는 “체육교사들간 위계질서와 지도스타일에 따라 학생들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며 “경기교육이 변화하는 만큼 체육교사들과 운동부 코치, 학생지도 방식 등이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코치를 선임해 운동부를 육성하는 경우 교육청에서 관여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요즘에는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체육교사들이 예전과 같은 교육방식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