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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의사·환자 소통벽 허무는데 올인”

의료계 오랜 숙제 ‘의료 커뮤니케이션’의료진 뿐 아닌 인문학·전 국민 연계
4년간 쉼없이 학회지 발간·연구 몰두
사 국가고시 실기과목 추가 등 결실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임인석·중앙대 교수)’가 창립된지 햇수로 5년 째다. 아시아 최초다. ‘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학술지’ 선정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 괄목할만한 성장과 내적 발전을 이룬 데는 한 개원의(開院醫)의 노력이 컸다. 그 개척자는 군포 산본의 ‘현대중앙병원’ 이현석(李炫錫·52·의학박사) 원장이다. 지난 21일 오후 1시 휴진 시간에 그를 만나 ‘학회’의 운영 및 애로, 현안, 추진계획, 그리고 학회 편집이사로서의 소회를 들어봤다.

이 원장은 먼저 ‘의료 커뮤니케이션’의 개괄적인 설명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마디로 의사와 환자 간의 의사 소통이다. 소통의 장애는 환자의 오진으로 직결되고, 의사 환자 간 불신을 초래한다. 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사회경제적 비용 증가는 물론 전 국민이 잠재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창립 취지’인데 의사에 대한 사회적 편견, 부정적 시각을 ‘밖이 아닌 안에서부터 찾자’는 다짐에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의사의 시각에서만 바라봤기 때문에 소통이 안됐다. 그래서 인문학과 손잡았다. 의학은 자연과학이지만 그 행위는 인문학 영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용면에서 사회경제적 요소가 추가된다”고 덧붙였다.

요즘 최대 화두인 ‘통섭’으로 ‘의료 커뮤니케이션’을 해석했다.

사실 이 학회는 그에 의해서 시작됐다. 지난 1997년 번듯한 서울 도심도 아닌 수도권 아파트 밀집촌 상가 2층에 개원하면서 이런 꿈은 싹텄다.

“국민보건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도 의사에 대한 편견이 싸늘했다. 환자들이 의사를 보는 시각이 너무 부정적이었다. 사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그 원인을 자세히 살펴보니까 의사에 대한 불만의 상당 부분이 진료 내용이 아닌 의사의 언어표현과 태도에 치우쳐 있었다” 그가 ‘열린 마음’으로 2006년 9월 창립에 불을 댕긴 이유다.

당시 의사는 물론 간호사, 의료종사자, 인문학자들까지 참여했다. 누구나 ‘공감’해왔던 의료계의 ‘숙제’를 그가 풀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이전에도 의사와 변호사가 공동 주최해 ‘뇌사 문제’를 다루는가 하면 사회학자, 경제학자, 철학자들과 공동으로 의료 정책에 대한 연구를 해온 단체는 있었으나 의사, 간호사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학회로서의 시도는 처음이다”고 강조했다.

만 4년이 지난 지금 학회는 비약적으로 성숙했다. 세계 5개국 10여명의 석학들을 초청해 국제학술대회(2008년)를 여는가 하면 올해 국제학술 땐 무려 200여명의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세계 굴지의 제약회사인 ‘노바티스’가 학회를 지원해 ‘노바티스 의학기자상’까지 제정했을 정도다. 올해 첫 시상식이 가을에 열렸다. 일회성이 아니라 이 상은 매년 정기적으로 열린다.

이같이 대내외적으로 학회가 인정을 받게 된 것은 쉼없는 학회 발간과 연구의 결과다. 지금까지 벌써 9회 발간했다. 1년에 2차례 씩 발간했다.

더욱 주목할 것은 올 1월 치러진 의사 국가고시에서 처음으로 실기시험에 ‘의료 커뮤니케이션’이 추가됐다는 사실이다.

특히 필기 낙방율이 2.5%에 불과한 반면 실기 낙방율이 5%를 상회했다. 무려 두배다. ‘의료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접근 없이는 ‘의사가 될 수 없다’는 시대적 상황까지 온 것이다.

이 원장은 “이제 영역을 넓혀 환자와 의사 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국민보건 차원에서 ‘의료 커뮤니케이션’을 더 확산해나가야 할 때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예전 70~80년대 삼성과 금성(현 LG)가 TV를 만들 때 오로지 생산과 제품 질에만 급급했지만 이젠 A/S까지 책임지는 것과 같은 논리다. 의학 역시 당시에는 의학 발전, 오로지 진료 내용이 우선시 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의료 발달은 의사, 간호사, 언어학자, 정치 경제학자 등 인문학자들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애로사항과 바램도 털어놨다.

“학회에 개원의는 혼자다. 누구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망설인다.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200여명으로 구성됐지만 재정적 어려움이 크다. 수익모델도 없고 정부의 지원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망은 밝다. 신청한 ‘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학술지’ 발표가 곧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바라고 싶은 건 보다 많은 분야, 의학전문기자, 방송PD 등 현장 경험의 전문가들의 참여가 아쉽다.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의 전문가들의 참여를 바란다” 이 원장은 고려대 의대, 의학박사, 고려대 성균관대 외래교수, 대한순환기학회 정회원, 햔국소통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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