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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골 쪽방엔 ‘寒숨’ 섞인 입김만…

난방유 값 급등 ‘힘겨운 겨울나기’
수원 연무·파장동 등 노후주택 거주민들 난방비 걱정
“온수는커녕 보일러 가동도 엄두 못내… 한파가 원망”

 

“온수로 한번이라도 목욕 해봤으면…” 한파 속 보일러 등유 가격이 ℓ당 1천200원 수준까지 근접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최고조에 달해 이들의 ‘힘겨운 겨울나기’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0일 오전 수원시 연무동의 한 다세대 밀집지역. 이곳은 개발제한지구로 묶여 30년 넘은 주택이 대부분이다. 도시 가스 배관이 들어올 수 없어 각 가정은 연탄이나 등유 보일러를 설치해 놓았다. 그런데 독거노인이나 한부모 가정의 경우 최근 들어 난방용 등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보일러 가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곳에서 30년 이상 거주해온 김정희(72·여)씨의 경우 2평 남짓한 방 1칸에서 지난 밤 냉골로 지내다 감기까지 걸렸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위 이웃이 전기장판을 마련해 줬지만 방안 내부는 입김이 나올 만큼 싸늘했다. 더욱이 수도 배관까지 얼어 취사와 용변, 세면까지 모두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유는 비싼 난방비 때문. 보일러 등유 1드럼에 드는 비용만 25만 원으로 김 씨가 보훈청으로 매달 받는 19만 원 갖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기초생활수급자 지정도 딸이 있어 어렵다. 김씨는 “전기세와 기타 세금을 내고나면 보일러를 돌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장동 광교산 끝자락에 즐비한 판잣집들도 매서운 한파가 무섭긴 마찬가지다.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는 김영무(63·여)씨는 다행히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 돼 매월 30만 원 가량을 지원 받지만 지난 주 부터 보일러를 아예 껐다. 보일러 등유 가격이 ℓ당 900원 대 수준이던 지난 2009년까지는 간간히 버텼지만 최근엔 1천200원에 달하면서 월세조차 낼 수 없는 형편이 됐기 때문이다. 김 씨 가족은 현재 구청에서 분기별로 보내주는 20㎏ 쌀 1포대로 간신히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조원동의 한 빌라 반 지하에서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이양녀(45·여)씨도 열흘에 12만 원 수준인 기름 값 때문에 골치다.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지만 난방비 부담이 커 온수 샤워조차 꺼려지는 실정이다. 이 씨는 최후의 수단으로 얼마 전 동사무소를 찾아 자신의 주소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어머니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 받으면 한 달 난방비 정도는 지원받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등유 가격의 국제유가 상승폭이 가장 큰데다 당분간 이 같은 오름세는 계속 될 전망이어서 서민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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