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사·꽃가루 까칠한 계절 ‘글썽이는 눈’
완연한 봄, 황사와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로 특히나 안구건조증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안구건조증(眼球乾燥症)은 결막이나 공막의 겉껍질이 두꺼워지고 굳어져 눈알이 눈물에 젖지 않는 눈 질환으로 눈물층이 안표면 위에 충분히머물지 못 하고 빨리 깨지거나 날라가서 발생하는 모든 증상을 통칭하는 용어다. 눈물이 부족할 때 생기지만 눈물 성분이 나빠지거나 안표면이거칠어지고 염증이 생겨도 발생한다. 방치되면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지고 일상 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눈이 뻑뻑하다면 누구나 안구건조증으로 생각하고 안과에 인공 눈물을 처방 받으러 간다. 하지만 놀랍게도 만성적으로 눈이 까칠하거나 근질근질 한 경우, 시력은 좋은 것 같은데 오후가 되면 왠지 잘 안 보이는 느낌이 반복되는 경우, 사우나에 가면 토끼 눈처럼 빨개지는 경우, 잠을 충분히 못 자거나 술 마신 다음 날 눈병처럼 눈이 충혈되는 경우, 찬바람이 불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경우가 모두 안구건조증이라 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 발생 및 치유
최근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나이 들수록 눈물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인구 노령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젊은 계층에서도 안구 건조증이 증가하는 것은 장시간 컴퓨터 및 스마트폰의 사용,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건조한 사무실 환경 등 때문이다. 따라서 사무실에서 에어컨이나 난방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공기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가습기 사용을 생활화 하는 것이 좋다. 또 눈물 분비는 신경조절을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절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안구건조증과 컴퓨터
하루 종일 컴퓨터를 봐야 하는 직업인들에게 안구건조증은 일종의 직업병이다. 무엇인가 집중해서 보면 자연스레 눈 깜빡임이 줄어들어 눈을깜빡일 때 분비되어야 할 눈꺼풀 기름이 배출되지 못 하고 쌓이기 때문에 눈꺼풀염과 안구건조증이 생기기 쉽다. 이 경우 지속적으로 눈꺼풀 관리를 하지 않는 한 안구건조증을 피할 수 없다. 또 콘택트렌즈를 사용하거나 라식 수술 등을 받으면 눈동자 신경 감각이 무뎌져서 눈물 분비가 줄어든다. 심한 안구 건조인데도 감각이 둔해져 증상을 느낄 수 없을 때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합병증 대책 절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안구건조증도 방치하면 합병증이 생긴다. 눈물이 충분치 못하면 마른 유리 표면이 뿌해지듯 시력이 감소하고 심해지면 눈동자 표면에 상처가 나서 빛이 퍼져 보이게 된다. 또 눈물이 눈꺼풀과 안구 사이에서 윤활 작용을 못하므로 흰자위 위에 있는 투명한 결막이반복적으로 눈꺼풀에 의해 밀리면서 늘어질 수 있다. 결막 늘어짐이 생기면 미용상 좋지않고 안구건조증은 계속 악화된다. 눈으로 들어오는 각종 오염 물질이 눈물에 의해 효과적으로 제거되지 못하면 균이 자라서 만성 결막염이 생기고 항상 눈이 충혈되기도 한다. 또 눈꺼풀 기름이 눈물에 의해 제대로 배출이 안 돼 다래끼가 반복될 수 있다. 때때로 쇼그렌 증후군이나 각종 류마티스 질환 때문에 생긴 심각한 안구건조증처럼 내과 치료를 같이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
안구건조증도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눈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안구건조증을 치료하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안구건조증이 의심되면 먼저 간단하게 눈물 양을 측정한다. 하지만 눈물이 부족할 때 인공 눈물만으로 치료되는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눈꺼풀염, 결막염 등이 먼저 치료되어야 인공 눈물도 효과가있기 때문이다. 쇼그렌 증후군은 자가 면역질환이어서 면역억제 치료가 필요하다. 결막늘어짐, 익상편, 검열반 등으로 눈 표면이 고르지 못 한 경우는 해당 질환이 조절되어야 증상이 호전된다. 또 눈물이 너무 부족한 경우는 인공 눈물을 자주 넣어도 소용이 없고 눈물젤을 사용하거나 심한 경우 눈물배출구멍을 막아야 한다. 근본 원인을 규명해 동반된 다양한 문제를 함께 치료해야 효과적이다.
또 안구건조증 치료 후 증상이 완화되었더라도 부족했던 눈물이 증가하지 않는다. 눈꺼풀염, 결막염 등도 쉽게 재발되는 경향이 있어 항상 관리하지 않으면 안구건조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눈물이 부족한 경우, 인공 눈물 사용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인공 눈물을 오래 사용했다고 의존성이 생겨 눈물 분비가 감소하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눈이 편안해지면서 신경 감각 등이 안정돼 눈물 분비가 촉진될 수 있다.
단 방부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눈 표면이 약해지기 때문에 장기간 인공 눈물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방부제가 없는 일회용 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눈꺼풀염이 재발하는 경우에는 베이비 샴푸 등으로 매일 눈 세안을 해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도움말=분당차병원 안과 남상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