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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에 무너진 ‘4인 가족의 꿈’

생후 3개월 아들 등 3모자 사망
중경상 입은 父 사실 아직 몰라

“포탄이 터지는 것 같은 굉음이 울리면서 순식간에 산이 무너져 내렸어요.”

28일 오전 포천시 일동면의 빌라 산사태 사고현장. 부러지고 널부러진 나뭇가지가 뒤엉킨 바깥풍경과 함께 빌라 건물 1층은 안방까지 온통 진흙 범벅으로 가득했다.

소방대원들과 육군 8사단 장병 30여명이 분주한 삽질로 흙을 퍼내고 있었지만, 언제나 끝이 날지 막막해 보이기까지 했다. 가방과 베개, 에어컨 실외기 등 각종 생활용품이 진흙 속에 묻혀 있고 주방 싱크대 높이까지 토사가 가득차 있었다.

방 한쪽에 진흙 범벅이 된 어린이 장난감만이 단란했던 가정의 한때 모습을 상상케 해줬다. 집중폭우부터 산사태로 이어진 천재지변으로 비극을 맞이했던 순간을 보여주는 듯했다.

사고는 전날 오후 10시께 빌라 뒤편의 산이 무너져 내려 토사와 나무가 정모(26)씨 가족이 살고 있던 1층 집을 덮치면서 일어났다.

이 건물 3층에 사는 문모(37·여)씨 등 목격자들은 ‘천둥소리보다 큰 폭음 소리’와 함께 산 위의 정자가 쓸려 내려왔고 이어 흙더미가 1층을 덮쳤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당시를 전했다.

다행히 정씨는 1층 현관 출입구에서 10m가량 떨어진 도로까지 튕겨져나가 목숨이나마 건졌다. 정씨는 이후 자신의 부상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가족 구조에 나섰고 겨우 흙더미에 깔린 3개월 된 아들을 찾아내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끝내 아기는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과 급히 대민지원에 나선 군 장병들이 정씨의 아내 위모(26)씨와 아들 정모(4)군 수색작업을 나섰지만, 사고 10시간만인 28일 오전 8시께 숨진 채 발견됐고 오후 1시10분께 큰 아들의 시신도 흙더미 속에서 발견됐다.

현재 중경상을 입은 정씨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웃 주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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