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도내 영어교사가 부족한 상황에 지난달 도의회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와 원어민교사 인건비를 삭감해(본보 7월 20일 22면 보도) 영어교육 축소 우려와 함께 학교현장에 대한 정치인들의 이해 부족 문제가 지적됐다.
특히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통과된 예산안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에서 삭감된 것을 두고 정치적 논리로 교육정책을 재단한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초등학교 3~4학년, 5~6학년은 영어수업 시수가 각각 주당 1시간, 2시간이었지만, 올해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돼 각각 2시간, 3시간으로 1시간씩 늘었다. 또한 대부분의 중·고등학교가 영어 수준별수업을 운영하고 있어 영어교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초교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지난해 481명에서 올 3월 394명을 추가 채용해 현재 875명을 배치했고, 중학교는 177명, 고교는 58명 등 모두 1천110명이 수업하고 있다.
그러나 올 3월 기준 도내 초·중·고교는 모두 2천161개교로 실질적으로 1천여명의 영어전문 회화강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도의회는 지난달 19일 정례회 본회의에서 올 하반기 영어회화 전문강사 인건비 50억원(2개월분)과 원어민교사(819명) 인건비 156억원을 삭감해 기존의 교사들조차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정례회 당시 신종철(민주당) 예결위원장은 “도교육청이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도교육청의 동의를 얻고 삭감했다”고 말한 바 있지만, 교육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교육계 안팎에서는 도의원들의 교육 철학과 정치 논리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도내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못하면 잘 하도록 설득하고 대책을 마련하게 해야지, 도의원들이 학생들 가르치는 교사 인건비를 삭감시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무슨 의도냐”고 비판했다.
김광래 교육의원은 “교육위원회에서 예산안을 동의했는데 예결위와 본회의에서 삭감해 안타까웠다. 도의원들의 정치 논리에 따라 교육정책이 좌지우지된다”며 “그 피해는 결국 학생, 학부모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도의회 다수당인 민주당 고영인 대표의원은 “학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할 여지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영어회화 전문강사 인건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하반기 원어민교사 재계약 사업을 중단할 계획으로 일선학교의 영어교육 정책에 혼선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