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이태한)는 19일 석유품질 검사비를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석유관리원 동부지사 직원(4급) 최모(36)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최씨는 한국석유관리원 회계담당자로 근무하던 2006년 6월부터 2009년 8월까지 3년여간 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회사가 여섯 차례에 걸쳐 1억5천만~6억원씩 입금한 석유품질검사 수수료 21억원을 인출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정유사별로 계좌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계좌번호가 바뀌었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해 이에 속은 정유사로 하여금 새로 개설한 통장으로 수수료를 입금하게 한 다음 지인명의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 자금세탁을 시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회사 전산 회계자료에 입금처리했다가 다시 삭제하고 부가가치세 누락 사실을 감추려고 수수료 수치도 조작해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횡령액 중 12억원 주식에 투자했다가 잔액 700만원만 남기고 대부분 잃었으며 나머지도 주식투자 대출금 돌려막기와 사채를 갚는 데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한 관계자는 “자금·회계 업무를 아무런 견제장치 없이 수행해 전산자료를 조작할 수 있었다”며 “석유관리원이 매년 정유사 납부자료와 입금내역을 비교하거나 상급자가 승인하는 간단한 조치만 했어도 범행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석유품질검사 수수료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따라 정유사의 매출물량에 ℓ당 약 0.46원을 곱해 징수하며 매달 15억~2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