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밤 낮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가 계속되지만 사라지지 않는 모기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등 고통이 미만 저만 아닙니다”
의정부시 호원동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이세희(24·여) 씨는 겨울이 다가오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기가 기승을 부려 잠을 설치기 일수다.
이 씨는 “모기소리 때문에 잠을 깨면 아침까지 잠을 이루지 못해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크다”라고 불평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신이현 연구관은 “보통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모기는 9월 초순이 되면 발생빈도가 급격하게 감소하지만 최근 들어 도심지 주택가에서는 10월말까지도 모기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28일 수원과 구리, 부천, 의정부 등을 비롯한 서울시 전지역을 조사한 결과 빨간집모기와 지하집모기 등 ‘빨간집모기류’의 서식 밀도가 한 개의 주택에서 하루 평균 35마리가 발견됐다.
이는 한 여름인 7월 중순(40마리)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 수치로 도시화에 따른 모기의 서식지 증가가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발견되는 대다수의 모기는 흡혈이 필수적이지 않은 지하집모기 이지만 조류(鳥類)를 대상으로 흡혈하는 빨간집모기가 도심지의 정화조나 집수정에 서식하면서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일본뇌염의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발견되는 모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빨간집모기는 일본뇌염과 말라리아 등 심각한 전염병을 전파하지는 않지만 흡혈에 의한 성가심과 불쾌감, 가려움증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수원시 팔달산 인근 신풍동에 거주하는 오모(31)씨는 “아침, 저녁으로는 초겨울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모기가 극성이라 첫 돌을 지나지 않은 아기가 모기에 물려 병이라도 걸리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신이현 연구관은 “ 정화조와 집수정 등으로부터 모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하수구에 대한 철저한 방역이 필수적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