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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이현재 한나라당 하남시당협위원장

하남지하철 연장 위해 30년 공직인맥 총동원

 

시 재정부담 덜기 위한 정부주도 광역철도방식 추진중

15만 시민 염원 담아 20년 숙원 시원하게 해결

글 ㅣ 이동현 부국장 leedh@kgnews.co.kr



서울시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지하철이 없는 하남시.

양평과 가평에는 이미 다니고 있고 이천, 여주에도 추진되고 있는 지하철이 하남에는 없다.

일부는 인구가 작아서 안 된다고 하지만 양평군이 9만8천명, 가평군이 6만명인데 이미 개통돼 주민들이 교통편익 증진은 물론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하남지역에서 지하철은 정치인들의 선거공약 전유물이었다.

정치인들은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지하철 연장사업을 선거 1공약으로 내세웠을 뿐, 실천의지가 없었다.

이현재 한나라당 하남시당협위원장은 3년 전 중소기업청장 시절 잘 알던 기업인이 하남에 부지를 마련해 공장을 옮기려 했으나, 지하철이 없어서 직원들의 반대로 하남으로 공장을 이전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하남시 인구는 15만명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보다 훨씬 적은 가평과 양평까지 개통된 마당에 더이상 인구 핑계는 댈 수 없었다”며”그래서 시작한 것이 주민 서명운동이었다”고 회고 했다.

지하철유치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검단산까지 지하철을 연장토록 하는 하남5호선연장 건의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임동규 국회의원이 주최한 지하철 5·8·9호선 연장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했다.

한나라당 하남시 국정보고회에서 당시 정몽준 최고위원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시민 공감대 형성과 중앙부처 촉구용으로 ‘하남지하철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시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를 설득하다
 

 

 


주민서명으로 점화된 지하철유치운동은 어떻게 정부를 설득할 것인가가 과제였다. 청와대 비서관 시절부터 잘 알고 있던 국토해양부 차관을 방문하고, 필요성을 호소했다. 그리고 정부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정책실장에 건의했다. 정책실장은 고등학교 선배이면서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 기획관리실장으로 모신 경험이 있어 큰 힘이 됐다.

하남지하철은 예비타당성 용역에 들어가 용역결과가 ‘1’ 이상이 나와야 했다. 그러나 여건이 충족될 수 없었기 때문에 교통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만나 설득했다. 국회 이병석 국토해양위원장에게도 긴급지원을 요청했다.

용역이 확정된 뒤 기획재정부 차관을 방문했고, 하남지하철의 용역과제 채택을 끈질기게 호소했다.

평소 가까웠던 중앙부처 공무원들도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마침내 지난해 3월 기획재정부에서 용역과제로 확정했다. 하남지하철은 미사역-풍산역-덕풍역-시청역-검단산역으로 용역이 결정됐다.

그 뒤 검단산까지 용역 결과를 내기 위해 은행, 신안, 부영, 대명아파트 주민 1만2천여명이 또 다시 서명을 벌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하지만 ‘수요부족’이라는 결점은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연간 100만명이 검단산을 이용하는 등산객 통계자료와 연간 340만명이 입장하는 조정경기장 이용객 통계를 찾아내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 하남 지하철 유치에 이 자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하루하루가 숨 막히는 긴장 속에 지난 4월27일 지하철 연장사업이 확정됐다.

시민도 놀란 하남지하철 유치

하남시민 2만4천여 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부를 들고 청와대와 국회,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한나라당, 경기도 등 지하철 연장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은 전부 찾아 다녔다.

지난 30년간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인맥의 도움도 컸지만 무엇보다 큰 힘은 바로 하남시의 발전을 간절히 원하는 시민들의 서명이 담긴 서명부의 힘이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선정하는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을 만나기 위해 과천청사로 거의 매일 출근하다 시피 했고 부재중일 경우 회식자리 까지 찾아가 그들을 설득했다. 지난해 8월 제2사무부총장직 당직 임명도 하남지하철 연장에 큰 도움이 됐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하남시민의 20년 염원이자 하남발전의 원동력인 하남지하철 연장은 정부를 향한 2년에 걸친 요구와 협상, 투쟁 끝에 얻은 자랑스러운 하남시민의 금메달이다.

어떤 시민은 “지하철유치특별위원회가 아니었다면 해 내지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어떤 시민은 “나라를 하나 세운 것 같다”고도 했다.

이현재 위원장은 “‘서명한다고 지하철이 들어 오겠느냐?’며 빈정대던 말이 생각난다”면서 “그 당시 굉장히 가슴이 쓰렸지만 이제는 비에 씻긴 듯 다 잊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남지하철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사건인 동시에 하남시민들에게는 큰 자긍심이 될 것이다”고 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현재 위원장은 “앞으로 남은 과제는 시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주도형 광역철도 건설방식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물론 내년부터 시작돼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요.”

그는 곧 바로 국토해양부 권도엽 장관과 김희국 제2차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하남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75%의 국비지원이 가능한 광역철도로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국토해양부는 광역철도 방식으로 추진되도록 하기 위해 광역교통계획수립에 하남 5호선 연장사업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토해양부는 하남지하철을 광역철도로 추진하기 위해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내년부터 하남지하철 연장사업이 추진되기 위해 필요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10억원도 내년 예산에 반영됐다.

이로써 하남지하철시대는 본격화되고 있다.

봉사를 통해 세상을 다시 보다

타고난 열정으로 남다른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현재 한나라당 하남시 당협위원장이 민생현장에 뛰어 들었다.

이현재 위원장은 하남채소작목반연합회 가지농장, 부추밭에서 영농체험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택시운전 체험에 나섰다.

영업용 택시 핸들을 잡은 이현재 위원장은 “시민의 손발인 택시업계의 애로사항을 직접 체험하고, 하남 대중교통의 문제점을 짚어보기 위해 핸들을 잡았다”고 동기를 밝혔다.

특히 운전체험을 통해 “택시 운전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서민들의 애환과 시민들의 지역발전에 거는 목소리를 생생하게 청취했다”고 말했다.

택시업계가 국고 보조를 받는 버스와 달리 국고 보조금 지원이 없어 재정상태가 열악한 실정도 느꼈다.

운전기사들이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무리해가며 영업전선에 나서는 고충도 충분히 이해했다.

그는 주기적으로 영락원 노인봉사, 일일청소부 등 기회가 생길 때 마다 봉사를 통해 낮은 자세의 생활정치를 실현하고 있다.

“정치생명 걸고 하남지하철 완성하겠다”

-하남지하철 유치에 큰 공을 세웠는데.

“하남시는 수도권에 위치하면서도 지하철 생활권에서 벗어나 있어 발전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생활에도 불편이 컸다. 특히 시민의 60~70%가 서울에 직장이나 직업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지하철 유치 없이는 하남발전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지난 20여년 간 정치권에서 공수표를 놓아 시민불신이 크고, 경제성이 낮아 어렵다는 생각도 했다. 만약 지하철을 유치하다 실패하면 또 한명의 불신 받는 정치인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중압감도 있었다. 지하철이 들어와야 하남발전의 기폭제가 되고, 하남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여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한 번 해보자고 맘 먹었다. 시민들의 서명의 힘이 컸고, 행정경험과 당직을 최대한 활용하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지하철 유치가 확정돼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할 일은.

“하남시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역철도건설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는 국토부 등 중앙부처도 공감하고 있지만, 예산상의 문제가 겹쳐 계속 중앙부처를 설득하고 이해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필요하면 하남시 의견도 중앙부처에 적극 전달하는 등 하남시 지하철이 조기에 들어 오도록 정치생명을 걸고 있다. 말로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 하남지하철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하남지하철이 하남발전의 생명선이 되길 기대한다.”

이현재 위원장은.

1949년 충북 보은 속리산 줄기의 넉넉한 품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 시절 부친의 사업실패가 원인이 돼 모친 마저 돌아가시자, 두 동생을 데리고 상경했다.

끼니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학금으로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USC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1976년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상공부, 산업자원부, 대통력직 인수위원회, 대통령 비서실, 일본대사관, 중소기업청장, 한나라당 제2사무부총장 등 공직과 한나라당 주요 당직을 맡았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 한국산업기술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와 지난 2009년 건국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소기업청장 시절 세계 초일류 중소기업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반드시 현장을 찾아가 ‘현장 행정가’ 또는 ‘CEO형 청장’ 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특히 재임시절 상속세 감면을 주장해 이를 제도화했고, 재래시장 활성화에 앞장서 중소상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퇴임 후 지난 18대 총선에서 하남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으나 패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하철유치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하남시민 2만4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들고 정부와 청와대, 국회를 찾는 등 2년여 동안 발품을 팔아 지난 4월, 20년 숙원사업을 성공시켰다.

그는 틈틈이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면서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몸에 담고, 낮은 자세의 생활정치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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