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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부도를 깔끔하게 디자인하자

 

아내는 나를 성가시게 한다. 옷이 후줄근하다고, 웃옷과 바지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며 출근을 서두르는 나를 붙잡는다.

내면이 괜찮으면 됐지 외모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는 필자의 말에 끝내 며칠 동안 입었던 바지에서 혁대를 빼어 놓는다. 다른 사람들이 시원찮게 본다는 이유이다.

여러 종류의 자기개발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많이 와닿는 것은 자기 자신을 디자인하라는 것이다. 내면의 세계뿐 아니라 외적인 면도 소홀하지 말라고 한다.

경기창작센터(대부 선감동 소재) 운영자문위원인 서울예술대학교 한수연 교수는 “시화방조제를 건너오면서 대부도를 보게 된다는 기분으로 설레었는데 음식점이 즐비한 방아머리에 도착해서는 이내 실망했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간판들이 너무 너저분하고 주변이 어수선합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필자는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 나 역시 한 교수의 말에 동의를 하지만, 안산시가 혼혈을 다해 녹색해양관광도시로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안산시에서는 대부도 입구인 방아머리에 음식시범거리 조성을 위해 지난해 광고물 정비사업을 했으나 또 다시 불법 입간판이 난립해 어수선하다. 음식점뿐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소 광고물을 비롯한 현수막과 도로변에 방치된 포도직판장, 각종 건축 폐자재가 도시를 불량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9일 KBS1 TV에 방영된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는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세토내해의 7개 섬에서는 7월부터 약 100일간 세토내 국제예술제가 열린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곳은 나오시마. 20여 년 전의 섬은 산업쓰레기로 뒤덮였다고 한다.

나오시마는 사람들에게 버려진 보잘 것 없는 섬이었지만, 미술작품과 건축물로 디자인해 지금은 자연과 예술 그리고 행복이 어우러진 특별한 섬으로 탈바꿈했다. 버려진 섬이 한 기업인(베네세재단 후쿠다케 회장)의 집념으로 지금은 연간 3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지가 된 것이다.

경기창작센터 최춘일 행정지원팀장은 대부도 전 지역에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도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으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정하고 세련되게 보인다.

대부도에는 나오시마처럼 미술작품이 곳곳에 없고 관광인프라도 부족하지만, 지역에 맞도록 디자인을 하면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2일부터 2월 14일까지 경기창작센터에서는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대부도 지역 디자인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시화호와 대부도에 관심이 있는 30여명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지역과 미래의 경제활동이라는 주제로 한국생태관광협회 제종길 부회장의 첫 강의가 있었다.

지역주민의 의식 고취와 역량 제고뿐 아니라 센터에 입주해 있는 국내·외 미술작가, 조각가 등과 함께 지역협력사업 프로그램도 준비 중에 있다.

지난해 센터에서는 안산시에서 어촌계에 지원하는 맛김 포장재 디자인을 개발했고, 지역주민과 협력사업으로 대부포도 직판장 디자인 개발과 시화방조제 및 대부도 영화제작 등 8건의 기획 프로젝트도 수행한 바 있다.

안산시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2014년까지 추진하는 대부도 해양생태관광마을 조성 사업의 거점을 경기창작센터에 둘 생각이다. 거버넌스 체제로 운영코자 하는 이 사업에 창작센터에 입주한 작가들과 생태단체 구성원, 지역주민들이 어우러지고 안산시가 행·재정 지원을 해 대부도를 디자인할 수 있는 지역협력사업을 펼쳐나간다면 어수선한 대부도는 보다 더 깔끔하게 탈바꿈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부도를 나오시마처럼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게 디자인을 해보자.

/최경호 안산시 관광해양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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