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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정장선 국회의원

‘따논 당상’ 길목에서 의지 접은 정장선의 선택은?

날치기 현장에서 총선 불출마 고민

청와대-도의원-국회의원 거치며 합리적 정치인 평가

글 ㅣ 임춘원 부장 lcw@kgnews.co.kr

 

 


그는 ‘정치인 정장선’을 인생의 한 과정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가 방점을 찍고있는 것은 ‘정장선이 뭘 했느냐’가 아니라 ‘정장선이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야당 국회의원 중 가장 먼저 19대 총선의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정장선 의원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당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끝낸지 며칠 안된 날이다. 그는 최고위원에 나서 당선된 도내 출신의원을 돕느라 불출마 선언 이후에도 너무 바빴다. 이젠 좀 쉬겠다는 그였다. 평택에서 태어난 정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 정무과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1995년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0년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평택을)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의원들이 정 의원을 합리적이고, 대화와 협상을 중시한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정 의원은 지역구의 안정된 지지기반을 갖고 있어 당내 공천 경쟁이나 4선 조차 ‘따논 당상’이라 할만큼 유력한 상황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 정치권 전체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 왜 총선 불출마라는 선택을 했나.

“더 이상 새로울게 없다. 이미 누차 밝힌 그대로다. 정치가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정치의 기본원리는 대화와 타협이다. 그런데 한국정치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대결과 갈등만이 있었다. 폭력사태까지 있었다. 이런 정치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큰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하고,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정치인으로서 한계를 느꼈고, 책임감도 느꼈다.

 

내가 19대 국회에 들어간다 해도, 정치권 전체가 변하지 않으면, 갈등과 폭력사태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3선 의원이라는 자리가 정치권 전체를 책임질 위치는 아니지만, 내가 먼저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재작년말 4대강 사업예산의 날치기 처리로 국회가 난장판이 된 후부터 총선 불출마를 고민했다. 국회가 타협하는 문화를 만들고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한 뒤에도 또 폭력사태가 벌어지면, ‘나’라도 불출마 선언을 해서 기득권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오랫동안 생각했다.”

 

 

- 정확히 총선 불출마 선언인가, 아니면 정계 은퇴까지 염두에 둔 것인가.

“총선 불출마 선언이다. 정치를 계속할지 여부는 시간을 좀더 갖고 생각해보려고 한다. 우선은 지나간 삶을 반추해보고, 민생현장에 들어가서 직접 느껴보고, 앞으로 뭘 어떻게 하고 살아야 할지 시간을 갖고 정리할 생각이다. 정치를 계속할지, 아니면 아예 다른 길을 가야 할지를….”

국회를 떠나기 전에 필리버스터제 도입 완결되길

- 정치권의 여야 갈등과 충돌에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결심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지연)제도 도입이 핵심이다. 필리버스터 종료기준은 재적의원 5분의 3으로 하면 된다. 3분의 2냐, 5분의 3이냐로 의견이 갈리는데 3분의2의 동의가 필요한 건 국회의원 제명과 헌법을 개정하는 것 말고는 없다. 필리버스터제도 도입은 내가 국회를 떠나기 전에 완결지었으면 한다. 한나라당 남경필·정태근 의원과도 계속 의견을 나눴고, 두 의원도 이 같은 생각에 동의했다.”

 

 

임기 마지막까지 황해경제자유구역 잘 챙길 터

- 아쉬움이 남는 일이 있다면.

“황해경제자유구역이 축소된 일이다. 2천ha 부지에 경제자유구역 건설이 논의되다 토지공사·주택공사가 무리하게 통합되면서 축소돼 버렸다. 다행히 축소된 구역은 중소기업 전용공단과 한·중테크노밸리 등으로 전환돼 계속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이 원래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축소개발된 것으로 인해 지역주민들께 실망을 드려 안타깝다. 이 부분은 임기 마지막까지 챙겨보고, 다음 국회의원과 협의해서 잘 마무리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 그간 보람을 느꼈던 일은 무엇인지.

“국회의원을 한 기간이 우리 평택시의 큰 전환기였다고 본다. 그 시기에 국회의원으로서 봉사를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하면서 중소기업인들에게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려고 노력한 것도 보람이었다. 불출마를 선언한 날,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사무실로 6~7차례나 찾아왔다. 불출마를 번복하라면서.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내가 지식경제위원장으로서 어느 정도 역할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보람이 느껴졌지만 그분들에게 죄송스런 마음도 컸다.”

국회의원만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정치인 정장선’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정치인 정장선’은 중요하지 않다. 국회의원만이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고, 국회의원을 하는 것만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은 아니다. 삶이 고되고 어렵지만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사는 분들을 많이 봤다.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정치인이라는 건 과정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뭘 했느냐 보다는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에 방점을 찍고 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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