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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흥동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

60년 남성 춤사위 인생 한자리서 펼쳐 보이겠다

 

남성무용가로서 한국무용의 한 획을 그으며 전통춤꾼으로 한국무용의 창작적 춤사위와 표현영역을 확대해 무용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조흥동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춤 인생 60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9일과 10일 이틀간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조흥동 춤의 세계’ 공연을 한창 준비 중인 조흥동 감독을 만나 그간 60년의 춤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무대는 춤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고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조 감독은 “전통 춤판으로 60년 춤 인생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 펼쳐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월륜 조흥동 감독은 유년시절부터 무용 외길 인생을 예고하기라도 하는 듯, 놀이패와 굿판이 벌어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니며 마을 춤꾼들의 춤사위를 보며 살았다.

이천, 부농의 막내아들(1941년)로 태어나 아홉 살(1949년) 어린 나이에 무용에 입문, 어렸을 때부터 춤에 대한 남다른 재능을 보여였고 이후 전통춤판의 이름 있는 대가들을 모두 찾아다니며 한국 춤을 사사받았다.

조 감독은 당시만 해도 여성천하의 무용계에서 남성으로서의 좁은 입지를 극복하고 자기만의 춤 세계를 꿋꿋하게 일궈 온 진정한 무용가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조 감독은 1962년 국립 무용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 춤무대에 등장, 그동안 1백 50여회의 작품에 직접 출연해 한국 남성 무용가로서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
 

 

 

 


특히 안무가로서 30여개의 작품을 직접 안무하며 한국춤의 표현영역을 끊임없이 확대해온 것은 무용 외길을 걸어왔다.

전통춤의 남성화를 만들고 새로운 춤사위를 개척하기 위한 그간의 열정은 한국 무용계에 신선한 파문을 불러일으켰고 가장 한국적인 춤사위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무용가로 평가받으며 조 감독은 이 시대의 진정한 춤꾼으로 자리 매김되고 있다.

그리고 전통의 단단한 뿌리를 기반으로 창작된 일련의 작품들은 오늘의 전통춤이 외국의 춤양식에 왜곡되는 것을 철저히 막고자 하는 그의 인식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하겠다.

특히 조 감독의 춤은 자연스러운 춤사위와 풍부하고 진중한 표정이 잘 드러나는 특징을 지녔으며, 기품 있는 외모와 균형 잡힌 체형은 무대에서의 화려함으로 남성춤꾼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더욱 화려하고 완벽한 무대로 꾸며진다.

“‘품격 높은 예술 춤’을 위한 중진무용가의 작가정신과 그 예술적 완숙함이 무대에서 연출할 예정입니다. 이번 공연은 강선영 선생으로부터 전수 받아 남성무용수 제1호 이수자로 남성태평무의 맥을 잇고 있는 ‘태평무’를 보여드릴 겁니다. 또 ‘살풀이’와 ‘입춤’, ‘진쇠춤’ 등 제자들과 함께 무대를 선보입니다. 조택원 선생과 최현 선생으로부터 이어진 ‘신노심불로’ 등 다양한 춤의 계보를 새롭게 조명한 전통춤판을 꾸밀 생각입니다.”

특히 이번 공연에 선보이는 ‘한량무’는 일반적인 궁중무와 달리 민속적 특색인 계급사회의 시대상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춤으로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돼 있는 전통무로 일반 서민의 의식 속에 잠재된 자기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한과 흥의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한량’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미지와 춤사위가 완전히 부합되는 형태를 보이며 역동적이고 남성다움을 간직한 남성 춤의 대명사로 조 감독의 명무로 꼽히고 있는 작품이다.

“본래 한량무는 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춤으로 한량, 주모, 각시, 노승, 동자춤 등으로 구분돼 시류를 풍자화한 춤이었으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독무로 변해 독립된 남성춤의 대표격이 되는 옛 선비의 춤이죠. 또 한량무는 민속무용의 선구자인 故 한성준에 의해 작무(作舞)됐으며 현재 생존해 계신 유일한 제자 강선영 선생에 의해 원형 그대로 저에게 이수됐습니다. 오늘의 한량무는 독무로 1982년 대한민국무용제 전야제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옛 선비의 고고한 자태와 품위를 마음껏 뽐내며 인생무상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또 지난 1953년 홍안의 미소년으로 무용계에 처음 입문하면서 자신이 춤춘 ‘초립동’의 경우 기억을 더듬어 초연분위기를 재구성해 재현하면서 60여년이 흐른 세월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더듬어보며 입가의 미소를 머금게 하는 작품으로 이번 공연에서 놓쳐서는 안 될 감초 같은 작품이다.

조 감독은 “연옥색 바지, 분홍저고리, 남색 조끼를 입고 머리에는 초립(도랭이풀)으로 만든 모자를 쓰고 민요가락에 맞추어 추는 남성 독무”라며 “고전무용으로 대변되는 우리 춤이란 여자들만의 전유물같이 여기던 시절, 유일한 남성의 춤으로 이번 작품은 조흥동 본인의 9세 시절 엄영현 선생으로부터 학습해 추었던 춤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노심불로’는 1949년 세계 현대무용의 대모 루스 세인트 데니스의 후원 아래 미국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서 초연 됐던 작품”이라는 조 감독은 “1956년 일본 공연 실황이 담긴 조택원 선생의 신노심불로 영상자료가 발견된 이후 최현을 거쳐 나에게 전수됐다”고 밝혔다.

이어 “신노심불로는 조택원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저에 의해 복원·재연·창조돼 지난 2007년 12월 국립극장과 서울 (구)역사박물관, 2008년 3월 경기도문화의전당 무대에서 공연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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