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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 가슴뭉클하게 다뤄

 

쉽지 않은 주제를 잘 풀어냈다. 어느 날 시골병원에 찾아온 정귀님 할머니의 과거가 하나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관객들은 가슴을 쿡쿡 쑤시는 아픔을 느꼈을 것이다.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가 당했던 일들이 어린 귀님의 재연으로 생생하게 전해질 땐, 객석 한쪽에서 누군가의 흐느끼는 소리도 들릴 정도였다.

현실의 할머니가 병원에서 겪는 이야기와 할머니의 환각속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는 액자식 구성은 초연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끄럽게 이어졌다. 어린 귀님이 겪는 굴욕의 과거와 현재의 할머니가 겪는 소외감을 모두 전달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액자식 구성이 극의 주제와 감정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이끌어내는 의사의 역할이 좀 아쉬웠다. 의료 사고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의사가 어느날 만난 할머니의 사연에 이끌린다는 설정은 다소 뻔하고, 억지스러웠다. 할머니의 과거에 적극적으로 빠져들어 나중엔 오열까지 하는 의사의 행동을 이해하기엔 ‘왠지 모르게 이끌린다’는 것만으론 개연성이 부족했다. 결말로 갈수록 슬픈 감정을 너무 강조해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내고자 했던 시도만큼은 높이 살 만하다. 뼈아픈 과거지만 현실과 잘 접목시켜 유쾌한 방법으로 묵직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해 냈다.

배우가 부족해 한 사람이 3역까지 해야했지만, 연기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꿨다. 특히 할머니의 죽음이후 등장한 실제 소리꾼의 상여곡은 분위기를 환기시키면서도 감정을 증폭시키는 적절한 장치였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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