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9 (월)

  • 구름많음동두천 27.2℃
  • 구름많음강릉 31.7℃
  • 구름많음서울 27.8℃
  • 맑음대전 27.8℃
  • 맑음대구 27.8℃
  • 맑음울산 27.2℃
  • 맑음광주 27.1℃
  • 맑음부산 27.3℃
  • 맑음고창 27.2℃
  • 맑음제주 28.5℃
  • 구름많음강화 26.4℃
  • 맑음보은 25.1℃
  • 구름조금금산 26.4℃
  • 맑음강진군 26.0℃
  • 맑음경주시 28.5℃
  • 맑음거제 27.3℃
기상청 제공

[인터뷰] 손혜리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예술가는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웃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아픈 것, 문제가 있는 것, 가장 심각한 것들을 예술가가 함께 고민해 줄 때 그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단의 역할을 강화 시켜서 좋은 사업 프로그램, 컨텐츠 등을 만들어 내야해요.

그 첫 번째가 무용단과 경기필 국악단, 연극단 등 모든 예술단들이 각자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사업인 것 같습니다.

‘아리랑 아라리요’ 페스티벌 4만5천명 합창 성공시키겠다

음악을 매우 좋아하는 소녀가 있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정규교육은 커녕 다양한 음악을 듣는 것은 불가능했고, 시골 교회를 다니면서 듣는 음악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의사가 되기를 권유하는 부모님의 뜻을 저버릴 수 없어 이공계 고등학교를 선택, 공부에만 전념하고 고교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소녀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멈출 수 없었다.

결국 소녀는 고등학교 2학년 뒤늦게 음악을 공부하기로 결심한다. 대학도 음대 작곡과로 진학했고, 그 후 오페라 연출가를 비롯해 공연 기획과 클래식 전문가로 활동하다보니 어느새 경기도의 대표 문화예술공연장인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이 되어있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손혜리(44) 경기도문화의전당의 사장의 얘기다. 처음 사장으로 부임하던 지난 2010년 9월, ‘너무 젊은 여성 CEO’라는 이유만으로 도내 예술계에서는 손 사장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산을 좋아한다는 손 사장은 눈 앞의 ‘걸림돌’도 ‘디딤돌’이라는 생각으로 이러한 불신들을 이겨내고 있다. 오직 ‘열정’만으로 경기도 문화 발전을 위해 오늘도 여김없이 발로 뛰고 있는 손혜리 사장을 만나 취임 2년을 바라보는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손 사장은 취임 후 현재까지 가장 변화된 것은 공연의 질도 전당의 시설도 바로 ‘사람’이라고 했다.

“‘상도’라는 책을 보면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 제가 부임했을때는 직원들이 숨어있는 ‘열정’을 끄집어 내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다소 불만을 갖는 직원들도 있었고요. 하지만 지금은 태도라던지 열정이 대단해요. 아이디어나 아이템을 내는 것을 보면 전혀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아요. 그때와는 너무 다른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요. 경기도문화의 전당은 매우 가능성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이러한 직원들과 노력한다면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에게 지시하기 보다는 함께하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은 ‘Follow me’가 아니라 ‘Let`s go’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야 더 좋은 아이디어 더 좋은 제안을 들을 수 있어요. 서로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죠. 공연에 질도 높아졌고 시설도 더 좋아졌지만 가장 큰 변화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요.”

손 사장은 올해 초 도민들과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문화예술을 통해 함께 나누고(÷), 화합하고(+), 공감하며(×), 삶을 치유(-)하는 차별화 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세대와 계층의 벽을 허물고 화합을 통한 소통으로 문화예술을 곳곳에서 함께 나눌 것이며, 배려하고 서로를 감싸 안는 남극의 펭귄처럼 ‘허들링 코리아(HUDDLING KOREA)!*’가 그것이다.

“허들링 코리아가 단계적으로 집중적으로 했던 것이 지휘자를 양성하기 위한 ‘지휘자 양성 프로젝트’와 경기필이 선보인 ‘꿈나누기’ 프로그램 등 ‘예술과 꿈’ 프로그램이 있어요. 특히 지휘자 양성 프로젝트에서 참가했던 6명의 친구들이 단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때 다들 눈물을 흘리는 것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지휘자들한테 그런 기회를 줘서 지휘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거든요. 전문 단원들이 아마추어 지휘자들의 요구에 맞춰 연주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인데, 단원들이 6명의 지휘자들의 눈높이를 맞춰 그들의 요구에 응해줬던 것이 감동이었던 것 같아요. 또 교도소와 소년원 등을 찾아가는 공연은 기대 이상의 호응을 보였어요. 전당이 목표로 했던 제대로 된 음악을 들려줬던 것이 감동이었던 거죠. 경기필에는 고맙다는 편지들이 현재까지도 많이 오고 있어요.”

특히, 손 사장은 지난 해 첫 선을 보였던 페스티벌들을 새롭게 정비하고 업그레이드해 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더 나아가 관객안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차원이 다른 페스티벌의 새로운 장을 만들 계획이다.

그것이 바로 천지진동2 또 하나의 애국가 ‘아리랑 아라리요’ 페스티벌이다.

“지난해 기획했던 천지진동1 프로그램을 하면서 참여한 사람과 본 관객들도 모두 놀랬어요. 우리 전통에 이런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됐죠. 기존에 전통음악은 재미없고 사물놀이는 시끄럽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는데 우리 가락의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었습니다. 민원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제일 걱정했던 고양시 공연에서도 민원은 커녕 오히려 ‘지난해 고양시에서 선보인 공연 중 가장 좋았던 공연’ 설문에서 1등을 했어요. 그때 천지진동을 한 번에 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렇다면 두번 째 공연은 어떤 것이 좋을지 고민 끝에 한국의 아리랑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리랑을 4만 5천명이 어떻게 부를 수 있냐는 우려도 있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꼭 성공시키겠습니다.”

취임 후 손 사장은 예술가들의 사회적 역할, 의미와 가치를 많이 언급했다.

손 사장이 생각하는 의미와 가치는 어떤것인지 들어봤다.

“정말 취임 후에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예술가들의 사회적 역할, 의미와 가치에 대한 얘기들이었어요. 예술가들이 하고 싶은 공연만 하고 할 수 있는 공연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인 예술가들도 그렇지만 공공의 예술가들은 더욱 그렇죠. 예술가가 자신이 원하는 예술만하면 단순 작업이나 노동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예술이란 예술을 보는 사람이 그 예술을 통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자기 삶을 어떻게 돌아보고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을 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1937년 나치가 무기의 위력을 보기위해 게르니카를 폭격한 사건이 있어요. 게르니카 80%가 초토화됐죠. 조국의 비극을 보면서 파리에 거주하던 피카소가 벽화를 그리게 됐죠. 게르니카 그림의 탄생 배경입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게르니카 그림을 보고 게르니카 사건에 대해 알게됐고, 스페인의 많은 젊은이들이 게르니카 재건을 위해 힘을 쓰게되죠. 그때 피카소가 했던 말이 있는데 “예술가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무관심할 수가 있나? 내가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내가 좋아서가 아니라 나와 함께 이 시대에 사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무관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웃어야한다”라는 말을 했어요. 저는 이 말이 너무 공감이 가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아픈 것, 문제가 있는 것, 가장 심각한 것들을 예술가가 함께 고민해 줄 때 그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 사장은 앞으로 전당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도문화의전당의 가장 큰 장점은 상주하는 예술단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가장 규모가 큰 예술단을 갖고 있는 만큼 일반 극장과는 다른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예술단의 역할을 강화 시켜서 좋은 사업 프로그램, 컨텐츠 등을 만들어 내야해요. 그 첫 번째가 무용단과 경기필 국악단, 연극단 등 모든 예술단들이 각자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사업인 것 같습니다”

손 사장은 연임 문제에 대해서도 속마음을 내비췄다.

“연임에 대해 관심들이 너무 많으세요.(웃음)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할 일이 많고 해야할 것들이 많아서 연임에 대한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일단 6월 아리랑 페스티벌이 끝난 후 고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재현)이사장님 하고도 개인적으로 의논한 적이 없어요. 아직 결정을 못했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것 같아요.”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