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봉사시간을 내걸고 학생들의 혈액을 모으고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헌혈로 생명을 나눈다는 고귀한 행동이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함께 봉사시간 채우기로 전락하고, 영화티켓이나 롯데리아세트 교환권 등의 조건부 헌혈로 퇴색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30일 적십자사와 헌혈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7월부터 헌혈의 종류와 관계없이 1회당 4시간의 봉사시간이 인정돼 사회복지 봉사활동 인증관리시스템을 방문해 인증서를 발급받아 필요한 곳에 제출하고 있다.
현재 각 학교마다 중학교는 자원봉사시간은 연간 18시간과 고등학교는 20시간을 권장하면서 지난 2010년 16~19세 헌혈자 수가 97만4천719명에서 지난해 16~19세 헌혈자 수가 99만3천913명으로 2만여명이나 증가한 상태다.
그러나 헌혈을 통한 봉사시간 인정과 관련해 학생봉사활동이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변모된 것은 물론 적십자사가 헌혈을 통한 봉사시간 장사에 나선게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차모(16)양은 “눈딱감고 10분만 헌혈하면 4시간의 봉사시간을 채우는데 누가 힘들게 노약자 돌보는 봉사활동으로 봉사시간을 채우냐”면서 “피팔아서 봉사시간을 인정받는 기분이 들지만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그냥 어쩔 수 없이 헌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40·여)씨는 “예전과 다르게 대부분의 학생들이 봉사 점수에 급급해 시간 때우기식 봉사를 하고 있다”며 “헌혈로 봉사 시간을 채워준다는 것은 좋게 이해할래야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다.
이에 적십자사 관계자는 “학생들이 헌혈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생명 나눔 운동 헌혈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도 교육적이고 보람있는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며 “헌혈을 하고 봉사활동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혈액 확보를 위해 마련한 제도적 장치가 아니겠느냐”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