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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詩산책]岳陽樓 올라

 

석문동정수(昔聞洞庭水) 예로부터 들어오던 동정호 맑은 물

금상악양루(今上岳陽樓)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라 보노라

오초동남탁(吳楚東南坼) 오나라 초나라 동남으로 갈라졌고

건곤일야부(乾伸日夜浮) 일월은 밤낮으로 물 위에 떠 있어라

친붕무일자(親朋無一字) 친척과 벗들은 한 자 소식도 없는데

노병유고주(老病有孤舟) 늙어서 병든 몸 외딴 배에 실렸노라

융마관산북(戎馬關山北) 관산의 북쪽엔 전란이 계속되매

빙헌체사류(憑軒涕泗流) 난간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노라

- 杜甫 (두보)

두보를 좋아해서 옥편을 들춰가며 제일 처음으로 읽은 시입니다. 빙헌체사류 <눈물 콧물 함께 흐른다>는 원문해석을 두고 오래 생각에 잠긴 적 있습니다. 왜 두보는 콧물을 말했는데, 우리 선조들은 콧물을 빼었을까. 중국사람들은 원문 그대로 읽을텐데 오래도록 생각을 하다가 깨달았죠. 자의적으로 콧물을 빼 버린 건 아닐까. 눈물 콧물 뒤범벅된 모습이 늙고 병든 두보의 말년에 아주 적절히 어울리는데 말이죠.우리민족이 가지고 있는 정신세계의 단면을 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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