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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동시통역사) 사랑,나눔의 현장

 

한국어를 제외하고 총 6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해 지난 2008년 전국자원봉사자대회에서 ‘봉사왕’으로 뽑혀 국무총리표창을 받고, 1974년부터 통역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2007년 8월 ‘30년 동안 3만 시간 통역자원봉사’를 한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며 최근 세계가 인증한 자원봉사 최장시간 기인으로까지 선정, 또 한번 화제를 불러 일으킨 동시통역사 이해영(67)씨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떻게 동시통역사로 자원봉사를 하게 됐나요

▲어린 시절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유엔마을’에 살게 됐어요. 그때부터 이웃에 사는 외국인을 통해 자연스레 영어를 배울 수 있었고, 경제기획원에 근무하던 아버지가 일본 나고야로 발령을 받으면서 7년 동안 국제학교(UN대사 외국인학교)에 다녔으며 그곳에서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를 익혔습니다.

그 이후 미국 일리노이주 주지사이던 친구로부터 “한인사회와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할 사람이 필요하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처음 통역 자원봉사와 인연을 맺게 됐죠.

의사소통이 안 돼 답답해하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서로 이해하고 환히 웃으며 악수하는 것을 보고 짜릿한 기쁨을 맛봤어요. 그때 ‘아. 이게 내 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서울올림픽 때 한국관광공사의 추천을 통해 자원봉사로 활약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려다가 한일월드컵, 대전엑스포, 2005 세계태권도대회까지 가면서 시기를 놓쳤죠. 1만5천여명이 지원한 2002 한일월드컵 통역자원봉사자 모집테스트에서 1위로 선발된 게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통역 봉사를 위해 귀국해 대전엑스포, 2002한일월드컵, 이천세계도자기박람회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마다 빠지지 않고 봉사를 해오며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과 표창을 받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또한 지난 2007년 12월 30년간 3만4천여 시간의 통역 봉사활동을 기록해 세계 기네스협회 인증을 받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고, 같은 해 5월에는 경기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1365’에 뽑혀 1년 365일 자원봉사를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 후 경기도 자원봉사센터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어요.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즐거웠던 일은

▲현재는 문화관광부 소속 명예통역관과 경기도 홍보대사, 문화관광해설자 등으로 일하며 몽골문화촌, 다산유적지, 홍유릉, 한국민속촌, 수원화성 등에서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는 통역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통역봉사를 하다보니 에피소드도 있다. 용인 민속촌에서 일본인 관광객과 인연이 돼 술자리를 가졌는데 다음날 일본인들이 숙취로 힘들어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숙취 해소에 좋은 콩나물국을 끓여 줬죠. 이로 인해 한국의 정(情)을 그리워해 이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저를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통역봉사자로 일하고 계신데

▲영어는 도구일 뿐이고 역사와 문화를 정확히 통역하려면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습니다. 홍보 책자 이상의 지식을 얻기 위해 도서관을 찾아 밤 늦게까지 공부하며 즐겁게 생활하고, 지난 30년 이상 통역을 하면서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많이 발전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지난 88올림픽 때 통역하러 외국인 옆에 가까이 갔는데 마치 나를 사기꾼같이 쳐다보며 불편했던 기억도 있고, 외국인들이 우리를 문화적으로 낮게 보던 시절도 추억하며 열심히 일 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은 ‘한국적인 멋’에 푹 빠져 몇 번씩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도 많고 자원봉사 서비스도 세계 최고라는 칭찬을 들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달라진 위상을 피부로 느낄때도 많아 보람을 느낄때도 많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37년 동안을 자원봉사로 채워온 내 삶이 꿈만 같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내게 가장 큰 행복함을 주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 소박한 꿈이 있어요. 앞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자원봉사를 가장 많이 한 사람으로 인정받을수 있도록 일하고, 후배양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 입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10년 이상은 통역봉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노벨상이라는 다음 목표를 세워 항상 자원봉사라는 순수한 마음 가짐으로 최선을 다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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