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를 불러오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100년 안에 바닷물의 산도가 크게 높아져 해양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될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는 기후모델과 탄소순환, 생태역학 등을 결합한 지구시스템 모델을 이용해 2000년대 말의 지구환경을 전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제표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 가운데 현재의 배출 추세를 이어갈 경우(RCP 8.5) 전 지구 해양의 pH(수소이온지수)는 현재 8.1에서 21세기 말 7.8로 낮아진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느 정도 감축한 경우(RCP 4.5)의 예상 pH는 7.9였다. pH가 0.1 줄면 산도는 약 30% 증가한다.
기상연구소는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유지하면 21세기 말에는 산호가 아예 소멸돼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바닷물이 산성화하면서 산호나 조개껍질을 형성하는 탄산칼슘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조천호 기상연구소 기후연구과장은 “산호는 물고기들이 알을 낳거나 안에서 자라나는 등 바다 생태계의 밑바닥을 형성한다”며 “산호가 사라지면 해양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연구소는 해양 표층의 영양분의 감소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줄어 수산물 생산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의 배출 추세를 유지할 경우 전 지구 해양의 수산물 생산 잠재성은 14%며 우리나라 주변 바다는 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을 어느 정도 감축한 시나리오에서는 전 지구 해양은 8%, 우리나라 주변 해양은 18%로 감소 폭이 다소 줄었다.
반면 온대성 기후 영역이 확대되면서 농산물 생산 잠재성은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작물이 기후변화에 최적으로 적응한 경우 우리나라의 벼·밀·콩 생산 잠재성은 205%, 옥수수는 82%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지구의 생산 잠재성 증가는 벼·밀·콩이 114%, 옥수수가 1%였다. 온난화로 토양의 수분이 감소하면서 황사도 다소 늘 것으로 예측된다.
RCP 8.5 시나리오에서 동북아시아 지역의 황사 배출량은 연 평균 14% 늘었고 황사가 집중되는 4∼5월은 1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