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수원문화재단이 행궁광장을 사실상 전용 행사장으로 사용하면서 이에 따른 유지·보수비의 낭비는 물론 문화예술 진흥 등을 위한 수익사업에도 손을 놓고 있어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수원문화재단의 대규모 행사와 각종 체험프로그램에서 수원이나 화성(華城)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수원화성만의 정체성이 실종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20일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에 따르면 수원문화재단은 ‘수원화성국제연극제’와 ‘수원국제음악제’, ‘수원화성문화제’ 등 대규모 행사와 상설공연, 국궁체험, 체험프로그램 등 상설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그러나 내달 5일부터 열리는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가 그나마 정조대왕능행차 등을 담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음악제나 연극제는 수원과 화성의 명칭만 사용했을뿐 사실상 수원화성의 의미를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또 행궁 및 화성전역에서 상시 운영되는 상설프로그램 역시 정조대왕의 친위부대였던 장용영수위의식과 무예24기 등을 제외하면, 비즈공예나 오미자차마시기, 다도체험, 도자기만들기, 코팅하기 등 전국 모든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진 상태다.
그나마 수원문화재단이 관광객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익금 역시 화성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판매 프로그램은 찾기 어렵고 행궁과 주차장 등의 입장료 수입에 화성과 연관성없는 각종 체험프로그램이 대부분이어서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 김모(32·화서동)씨는 “화성문화제에 화성연극제, 수원음악제 등 수원과 화성이 들어가는 행사들을 아무리 찾아봐도 수원이나 화성, 정조가 녹아 있는 프로그램은 찾기 어렵지 않느냐”며 “화성문화제도 능행차를 빼면 매번 유명가수 공연과 불꽃놀이 등이 주행사라 특별함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엄서호 경기대 교수는 “18년간 수원화성을 연구해오면서 수원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라는 탁월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은 미흡했던게 사실로 일방적인 관계자들의 자세가 너무 안타깝다”면서 “좋은 인프라를 활용해 화성은 물론 정조의 정신을 기초로 한국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잡기 위해 사고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대규모 행사에는 항상 수원화성의 시설물은 물론 정조의 정신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며 “화성과 관련된 체험행사 등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