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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진압용 소방로봇 ‘애물단지’

도내 9대 운용 불구 한해 현장투입 단 2회 그쳐
실용성 떨어지고 장비파손에 대한 부담감 때문

화재현장에서 잇따르는 소방관들의 인명피해를 줄이고 화재진압의 과학화를 위해 일선 소방서에 보급배치된 ‘소방로봇’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보관용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도내에서 9대를 운용중인 ‘소방로봇’이 한해 동안 2회 화재현장 투입에 그친 채 훈련용과 어린이용 안전교육용 등으로는 98회를 운용하면서 사실상 전시용 장비가 돼버렸다.

21일 지식경제부 및 소방방재청,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2월부터 일선 소방서에 배치된 ‘소방로봇’은 화재현장 조사 및 인명수색 등에 활용되는 ‘정찰로봇’과 소방대원들이 직접 들어가기 위험한 화재지점에 투입돼 불을 끄는 ‘무인 방수(放水)로봇’ 등 두 종류로 나눠 아직은 시범운용 형태로 보급돼 있다.

도내에는 안산·화성·시흥 등 3곳에 ‘방수로봇’이 배치돼 있고, ‘정찰로봇’은 안산·화성·부천·성남·남양주·파주시 등에 각각 1대씩 6대를 운용하고 있다. 방수로봇은 대당 1억2천만원, 정찰로봇은 2천만원에 달하는 고액 국산장비다.

그러나 이들 ‘소방로봇’에 대한 지난 1년간의 실전 운용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방수로봇’과 ‘정찰로봇’을 합쳐 단 2건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화성에서 방수로봇이, 같은 해 12월 남양주에서 정찰로봇이 각 첫 실전 운용됐다. 올 들어서는 지난 13일 시흥 시화공단에서 발생한 공장화재에 방수로봇이 활용됐다.

훈련용으로 활용된 실적은 18회, 기타 81건에 달했다. 이들 ‘소방로봇’의 활용이 가장 많았던 기타의 경우 대부분 유치원,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의 소방안전교육용으로 활용된 것이다.

이들 장비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실용성이 떨어지고 장비 파손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방수로봇의 경우 무게가 150kg에 육박해 화재 발생시 발빠른 진압에 나서야 하지만, 로봇을 소방차에서 내리고 호스를 연결하는데 2~3명이 달라붙어야 한다. 계단은 커녕 작은 턱 하나도 넘기 힘들고 빠른 판단력과 신속한 현장 대응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느린 로봇을 조종하는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정찰을 통해 인명을 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역시 작은 턱도 넘지 못하고 조종 리모컨과 10여m 정도 떨어지게 되면 조종이 되지 않아 고가 장비의 화재현장 고립 가능성도 높다.

이와함께 어둡고 연기로 가득찬 화재 현장을 밝히기에는 조명이 어둡고 화질이 좋지 않아, 전송화면을 식별하기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다 가스누출 감지 역할도 지녔음에도 로봇이 기폭제 역할을 해 폭파될 위험성도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하면 빨리 진화를 해야하는데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 리모컨으로 로봇을 조종할 인력이 없고 화재현장을 지켜보는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살 것이 뻔하다”며 “소방로봇은 아직 현실성이 떨어져 현장에 일일이 투입시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문제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되면서 활용률 제고방안이 마련됐지만 별다른 개선책 마련이 되지 않은 상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소방로봇은 불산이나 주유소 등 소방관들이 진입을 못하는 상황, 고물상 등 화재진압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 등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현재 소방로봇은 시범단계로 개선중이며 장비가 망가져도 무상수리가 가능하니 현장에서 적극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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