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고전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순자(荀子)는 현대 들어 재발견의 대상으로 꼽히곤 하는 고대 철학자다.
그는 맹자의 성선설과 대비되는 ‘성악설’의 제창자라는 것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인간은 본래 태어나면서부터 악(惡)한 존재다’라는 명제가 바로 그 것.
특히 중세 이후 공맹(孔孟), 즉 공자와 맹자의 지위를 절대시하던 우리나라에서 ‘순자’는 유가가 아닌 그저 이단 사상가로 취급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대한 오해는 조선시대 이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순자는 과연 실제로 어떤 인물이었나. 또 그가 말한 ‘악’한 본성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순자가 진정한 유가 사상의 대표자로 불릴 만한, 공맹의 테두리를 뛰어넘는 뛰어난 철학자임을 보여 준다.
또한 그의 철학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살아 있는 철학의 전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동양고전에 대한 간명하고도 깊은 해설서들을 선보인 돌베개 동양고전강의 시리즈의 신간 ‘순자 교양강의’는 기존에 출간된 순자에 관한 교양서에서 한층 더 나아가 단편적으로만 알려져 온 순자의 생애와 사상, 그 전모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됐다.
‘순자’는 현재 몇 종의 한국 현대어 완역본이 출간되어 있으나 일반 독자가 처음부터 쉽게 읽어 나가기는 쉽지 않은데, 이 책에서는 ‘순자’의 원문을 춘추전국시대라는 역사적 배경 속의 맥락에 따라 충실하게 해설하여 원전을 읽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징검다리가 될 수 있게끔 했다.
또 앞서 출간된 ‘한비자 교양강의’에 이어 일본의 동양 고전 연구계의 석학이 집필한 저서이기도 해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일본의 중국고전 연구 전통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새로운 의의가 있는 순자 교양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