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일부 고교 교사들에 의해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지가 수차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기도교육청의 허술한 관리가 질타를 받고 있다.
더욱이 도교육청은 전국연합학력평가의 경우 수능 관리시스템에 따라 실시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는 시험지 배송을 택배기사에게 맡기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 비난이 커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양 A고 B교사는 교육과정평가원 주관 연합학력평가 시험을 비롯해 지난해 3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세차례 학력평가 문제지를 인근 학원 원장에게 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C고 D교사는 2011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무려 7차례에 걸쳐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 및 답안지를 평가 당일 유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연합평가를 수능시험과 같이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밝혔으나 두 교사가 장기간에 걸쳐 수차례 연합평가 문제지 등을 유출한 사실을 경찰의 수사개시 통보 전까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해당 교사들이 연합학력평가 문제지를 유출할 수 있었던 것은 곳곳에 남아있는 시험관리 허점이 한몫을 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험지를 수송하는 수능시험과 달리 연합학력평가는 시험 전날 인쇄 공장에서 각 학교까지 시험지 수송을 택배기사에게만 맡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택배기사의 수송 시 학교 혹은 교육청 관계자가 동승하지 않았으며, 각 학교 교장 등이 시험지 도착 시 확인서만 써 줬다.
상당수 학교는 문제지를 받은 뒤 별도의 장소에 잠금장치를 한 채 시험 당일까지 보관하지만 보관 장소에 별도의 보안 인력을 배치하지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이 끝난 이후 학생들의 답안지 역시 택배로 교육과정평가원이나 시·도교육청 등 주관 기관으로 수송하고 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일부 학교는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휴대전화 등도 철저하게 회수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문제지를 유출했다가 적발된 한 교사는 도교육청 조사에서 학원장이 미리받은 문제지를 풀어 정답을 휴대전화 등으로 전송했다는 이야기를 경찰 조사과정에서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수차례 공문을 통해 연합학력평가 시험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평가 보안 강화 지침 등 시험지 유출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