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의 오해와 진실

프로포폴이란 의약품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9년 마이클 잭슨의 사망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부터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로포폴을 사용한 시술 및 수술에서 간혹 발생한 환자의 사망사례와 최근 연예인들의 상습적인 투여 행위가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다.과연 이 프로포폴은 어떠한 의약품이며 왜 이러한 부작용들이 나타나는 것일까.

프로포폴은 영국 ICI(Imperial Chemical Industries·사진)사(社)에서 처음 개발해 1977년 발매됐다.

그러나 부작용 때문에 퇴출됐다가 1986년부터 대두유를 용매로 사용한 제품(상품명:디프리반 diprivan)으로 다시 발매됐다. 한국에서는 1992년부터 사용이 허가됐으며,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두유 등과 함께 제조된 프로포폴 유탁액으로 사용돼 그 색깔로 인해 ‘하얀약’ 또는 ‘우유주사’라는 별칭이 붙었다. 투여 후 체내분포 및 대사가 빨리 일어나서 약물 주입 후 바로 수십 초 이내에 수면에 들게 할 수 있으며 빠른 대사속도로 인해 체내에 거의 축적되지 않으므로 지속적인 장시간 마취 유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수분이내에 수면 및 진정 상태에서 깨어나게 된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프로포폴은 전신마취 유도, 유지 또는 시술 및 간단한 수술 시에 환자의 진정 및 수면을 위해 사용된다.

4㎎/㎏이상으로 4시간이상 사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프로포폴 주입 증후군을 제외하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매우 안전한 의약품에 속한다.

두통, 어지러움, 구토, 흥분, 착란 증상 등이 일어날 수 있으나 빈도가 낮고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해결된다.

그럼 어떤 점이 프로포폴이 위험한 의약품이란 인식을 갖게 했을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프로포폴 주입 시 나타나는 무호흡과 혈압저하 현상을 의료인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환자가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무호흡과 혈압 저하가 나타났을 때 바로 간단한 처치만으로 환자를 아무런 위험 없이 정상상태로 돌릴 수 있지만 수분내지 수십분 동안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 지지 않으면 환자 신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망원인은 프로포폴 자체의 독성 때문이 아니라 투여직후 무호흡이나 호흡곤란에 대한 기도유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 프로포폴에 대한 정신적 의존성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불면증을 없애고, 피로 해소, 통증 해소 등 만병통치약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기분이 좋아지는 등 환각을 일으키는 경우가 간혹 있어 환각제 대용으로 오남용되는 사례도 있으며, 정신적 의존성(중독 증상)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식약청은 2011년부터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2009년 통제물질로 지정됐지만,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것은 한국이 최초다.

프로포폴이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이란 것은 분명하나 위에 서술한 바와 같은 문제점 또한 무시할 수 없으므로 프로포폴 투여 시에는 항상 마취감시 장비가 동반되어야하며, 프로포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무호흡이나 혈압저하시 신속한 처치로 심각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의료진이 필요하다.

 

프로포폴을 투여하는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나 수면 장애가 있는 연예인이나, 유흥업종사자, 어린시절 학대의 경험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 정신적 의존성이 높을 수 있다.

프로포폴 중독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투여 시 항상 신중하고 투여환자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도움말 = 양철승 주석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