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수개월간의 생태탐사 끝에 광교산 계곡 상류 2곳을 수원천 발원지로 지정하고 표석도 세우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수개월도 지나지 않은 현재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방치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더욱이 2곳의 발원지 중 헬기장 등산로 인근에 지정된 발원지는 모기유충은 물론 각종 벌레들의 서식처로 전락하면서 등산객과 시민들의 기피처가 됐는가 하면 절터약수터 상부지점은 안내판조차 갖춰져 있지 않아 빈축을 자초하고 있다.
27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시민·전문가탐사단을 구성해 생태탐사를 진행한 끝에 지난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에 맞춰 광교산 계곡 상류 2곳을 수원천 발원지로 지정, 발표했다.
시가 수원천 발원지로 지정한 곳은 광교산 헬기장 등산로 인근과 절수약수터 상부지점으로 헬기장 발원지의 경우 등산로 곳곳에 안내판과 함께 발원지 표석까지 설치하면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시가 수원천 발원지 지정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지 고작 2개월여가 흐른 지금, 시가 관리에 손을 놓으면서 오히려 등산객은 물론 시민들마저 발원지 인근에 대한 발길을 끊으면서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란 비난마저 일고 있다.
실제 지난 26일 본지가 헬기장 인근 발원지의 현장 취재에 나선 결과, 방문객은 커녕 각종 쓰레기와 함께 인적이 끊긴 등산로의 안내 나무 표지판들이 낙서로 얼룩져 있는 상태였다.
특히 발원지로 지정된 물웅덩이는 모기와 벌레들의 유충지로 변질돼 사진촬영을 위한 접근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었다.
또 다른 발원지인 절터약수터 상부지점은 헬기장 발원지와 달리 안내판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물론 막상 절터약수터에 이르렀지만 발원지의 위치확인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시 민원실에 문의한 결과 ‘절터약수터 인근 계곡을 따라 상류 방향으로 10여분거리’라는 대답을 근거로 인근 계곡과 등산로 등을 수시간동안 찾아 나섰지만 정작 등산로조차 갖춰지지 않은 풀숲으로 일반인은 접근조차 어려웠고 ‘수원천 발원지’를 알리는 표지판과 정확한 위치는 찾을 수 없었다.
시민 한모(59)씨는 “헬기장 인근 발원지에 대한 얘기를 듣고 갔다가 모기들이 들끓어 바로 발길을 돌렸다”며 “절터약수터 근처에도 발원지가 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으로 지정했다고 잠깐 떠들면서 뻔한 전시행정을 할게 아니라 제대로 관리를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절터약수터는 현재 발원지로 의견이 분분한 상태로 안내판 설치를 미루고 조금 더 지켜볼 계획”이라며 “현재 상징적으로 지정한 헬기장 인근 발원지도 추후 더욱 합당한 발원지가 발견된다면 옮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발원지 인근에 인위적인 설치는 자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