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는 약 200여 개의 관절이 있지만 어깨 관절 만큼 운동범위가 넓은 관절은 없다.

거의 움직이지 않는 관절도 많으며, 무릎과 같은 관절은 약 160° 정도의 운동범위에서 주로 관절을 굽히거나 펴는 운동만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깨관절은 거의 360°에 가까운 관절 운동범위를 가짐으로써, 거의 모든 방향의 폭넓은 운동이 가능하다.

조물주께서 그만큼 어깨관절을 다양한 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만드셨지만, 안타깝게도 외래에서 많은 환자들이 만성적 어깨 통증으로 어깨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가 외래에서 진료한 바에 따르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어깨관절의 통증 환자 중, 과반수 이상이 어깨 충돌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 여기서 어깨 충돌 증후군이란 무엇인지 이해해 보자.

어깨관절에는 ‘회전근’이라 불리는 팔을 회전시키는 중요한 근육이 있다.

이 회전근은 어깨 뼈와 뼈 사이의 좁은 공간을 지나가는 근육으로서, 어깨 운동시 회전근이 주위 뼈나 조직들과 반복적으로 부딪히면서 충격을 받아 통증이 오는 것을 ‘충돌증후군’이라 부른다.

이 충돌증후군이 치료되지 못해 회전근이 반복적인 충격으로 손상을 입게 되면, ‘회전근’이 파열로 이어져 팔을 움직이는 동작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이 질환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어깨 사용이나 어깨에 충격이 가해지는 외상으로 회전근에 손상이나 염증이 생긴 경우, 회전근 주위 뼈(견봉)가 덧 자라나서 회전근을 자극하는 경우, 회전근의 주위 조직(점액낭)의 염증 등이 있다.

‘충돌증후군’에서의 어깨 통증은 팔을 옆으로 올리거나 뒷짐을 지는 자세에서 주로 심해지나, 누워있는 자세에서도 통증이 생겨 잠을 설칠 수 있다.

치료는 어깨 조직의 염증 감소를 위한 소염제 약물이나 주사, 안정, 스트레칭을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회전근 파열이 동반되거나, 약물치료가 실패한 경우 회전근 위의 뼈의 돌출같이 회전근 압박이 확연한 경우에는 내시경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내시경 치료는 회전근 주위의 염증조직이나 돌출된 뼈의 골극을 제거해 운동시 회전근이 주위 조직과 충돌이나 자극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관절 질환의 예방과 같이 이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평상시 꾸준하고 점진적인 근력강화운동과 스트레칭 운동이 꼭 필요하다.

과도한 운동을 갑자기 시작할 경우, 관절이나 근육손상을 오히려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점진적으로 운동을 시작해 강도를 서서히 높히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의 건강은 일차적 예방이 가장 중요하나, 통증과 같은 관절의 빨간불 신호가 온다면 의사의 정확한 검진과 처치로 2차적 예방을 하도록 하자.

백세 이상의 향유를 바라보는 이 시대에서 노년에 대한 대비로 관절의 건강은 필수적이지 않겠는가.

<도움말 = 박영일 주석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