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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구조 개선, 유통비용 줄이기 먼저 농수산물 사이버거래 확충 중점 추진

 

전통시장 등 영세한 중간상 때문에
5~6단계 복잡한 유통구조 개선 난제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 대안 급부상
2020년까지 생산액 10% 차지 목표

선제적 수급대응시스템 구축·운영
농산물 수급불안 해소 가격안정 도모

‘대한민국식품대전’ 역대 최대 성과
중소 식품기업 해외시장 발돋움 기여

누에고치 이용 인공고막 개발 등
과학기술 융복합 통한 창조경제 실현
고부가가치 상품 미래산업으로 발전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새 정부가 농업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꼽으면서 한국 유통 시스템의 혁신이 이뤄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효율적이고 왜곡된 농축산물 유통구조 문제는 이전 정권들도 주된 관심사항이었고, 많은 예산과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난제였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2011년 주요 농산물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농축산물 소비자 가격의 41.8%가 유통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면 무·배추·상추 등 엽근채류의 유통비용이 69.7%로 가장 높았으며, 특히 가을무와 가을배추의 유통비용은 각각 80%, 77.1%에 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통구조 개선 방안으로 유통단계 축소와 직거래 확대 등을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그동안 우리나라의 농식품 유통선진화와 농산물 수급안정, 수출진흥 업무를 도맡아 온 aT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로드맵을 구상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김재수(56) aT 사장을 만나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과제와 올해 aT의 중점 추진사업, 창조농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현 정부뿐 아니라 이전 정부도 농정의 핵심과제로 다뤄져 왔지만,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이전 정부에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주로 SOC, 공영도매시장 건설과 산지유통센터, 공판장 등 하드웨어적인 시설확충에 집중하다 보니 소프트웨어적인 도매시장의 효율적인 운영이나 물류의 흐름 등에 대한 진단과 처방은 부족했다.

새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의 핵심은 직거래 활성화와 유통경로 간 경쟁 촉진을 통해 유통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과거의 유통정책은 도매시장 중심의 유통에 치중한 탓에 유통구조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유통경로 간 경쟁도 부족했다.
 

 

 


따라서 기존 도매시장의 경매위주 거래관행을 바꿔 사전가격을 미리 정하는 정가 거래나 상대를 정하고 거래하는 수의제도를 활성화해 연간 농산물 수급량에 상관없이 당일 도매시장에 반입되는 수급상황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급등락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통단계를 먼저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

유통단계마다 그 나름대로 기능이 있기 때문에 유통단계의 인위적인 축소보다 유통비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현재 5~6단계의 복잡한 유통구조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 유통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생산자나 중간상 모두 영세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형 유통업계는 유통단계를 줄여 농축산물 가격을 낮추는데 힘쓴 지 오래지만, 영세한 전통시장이나 중소 슈퍼마켓의 경우 그럴 여력이 없다.

또 재래시장의 7단계 유통마진은 20%인데, 대형마트의 3단계 유통마진이 50%가 될 수 있어 유통단계 때문에 생산자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는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맞지 않다. 결국 문제는 유통비용이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산지유통조직의 조직화와 규모화, 새로운 유형의 직거래시스템 구축·강화, 도매시장 운영효율화를 위한 제도개선, 온라인 사이버거래 확충 등을 중점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 그렇다면 aT에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오프라인 상에서 과다한 농산물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온라인에서 농산물을 사고 파는 농수산물 사이버거래다.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와 같은 온라인 거래의 가장 큰 장점은 4~5단계에 이르는 농산물의 중간 유통단계를 대폭 줄여 불필요한 유통비용과 시간뿐 아니라 물류·마케팅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aT가 2009년에 개설한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는 단순히 인터넷에서 농산물을 사고파는 일반 B2C쇼핑뿐 아니라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와 식재료 전자조달시스템 등 농수산물과 관련된 모든 형태의 전자상거래가 가능하다.

사이버거래소는 사업 첫해인 2009년 52억원으로 시작해 2010년 1천755억원, 2011년 6천255억원, 2012년 1조1천146억원으로 거래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농수산물 생산액의 10%를 담당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양적 성장뿐 아니라 거래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지속적 성장기반 확립과 신뢰도 제고에도 힘써 나갈 방침이다.

또 지난 4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 홍보, 자금지원 등 농산물 직거래에 관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직거래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직거래활성화가 단지 직거래장터를 만드는 것이 아닌 현존하는 다양한 우수사례를 발굴해 표준화시키고, 산지와 소비지에 대한 직거래 인프라 구축과 다각적인 홍보를 꾸준히 해 나갈 예정이다.

- 지난해 잦은 기후변화로 올초 배추와 당근, 양파 등의 주요 농산물 가격에 큰 영향을 줬다. 이러한 농산물 수급불안을 해소할 방안은.

최근 주요 농산물의 가격상승 원인을 분석해 보면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기상이변 등 자연재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례로 지난해 세계 최대의 곡물수출국인 미국에서 발생한 50년만의 가뭄은 옥수수의 급격한 생산 감소를 가져와 국제곡물가의 가파른 상승을 가져왔으며, 전 세계는 애그플레이션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또 우리농산물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 역시 기상이변으로 인한 작황부진과 중국 내 소득향상에 따른 고품질의 농산물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aT는 선제적 수급대응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 나가고 있다.

특히 국민 식생활과 연관이 깊은 주요 농식품의 종합분석을 통해 시장가격이 급등하면 보관하고 있는 비축물량을 즉시 방출하고, 국내 수급이 부족한 경우에는 해외로부터 해당물량을 긴급 도입하고 있다.

또 기후변화에 따라 수급불안이 심한 채소류(배추, 무), 양념류(고추, 마늘, 양파)의 수급안정을 위해 사전수매를 통한 상시비축과 소비자 가격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판매시스템을 운영해 가격안정을 도모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농산물 수급정책에 관한 품목별 수급전망 및 위기단계를 판단하고, 수급조절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수급안정정책 수립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참여와 합의에 의한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 지난 5월 열린 ‘2013년 대한민국식품대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자체적으로 평가한다면.

대한민국식품대전은 식품산업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대되는 가운데 식자재나 전통 웰빙식품 등 소규모로 유통되는 국내 식품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전 세계에게 K-Food의 발전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에 동시 개최된 바이어 수출상담회와 해외 프랜차이즈 바이어 초청상담회에서는 상담실적이 1천104건, 계약실적은 1억1천500만 달러에 이르는 등 국내 중소 식품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 밖에 세계 최신 식품산업 동향 파악 및 핵심이슈 공유를 위한 아시아 식품포럼과 식품산업 전망분석 컨퍼런스, 전통주의 산업경쟁력 강화와 세계화를 촉진하기 위한 우리 술 대축제 등 볼거리, 즐길거리 등 다양한 행사로 역대 최대의 관람객과 성과를 이끌어 냈다.

aT는 이번 식품대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아시아 최대 식품박람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전시회를 통해 우리 농식품산업이 이제는 단순 먹을거리의 개념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창조경제가 큰 화두다. 이와함께 창조농업도 주목받고 있다. 창조 농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면.

새 정부의 창조경제는 상상력과 창의력,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경제운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이종산업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문화, 교육, 일자리를 창조하는 것으로, 이에 가장 적합한 산업이 바로 농림수산식품분야라 판단된다.

실제 농업이 창조적인 산업이라는 데 인식이 별로 없다. 하지만 농업은 이미 종자개량(통일벼 개발)은 물론 봉독 치료, 누에고치를 이용한 치약, 비누, 인공고막 개발 등 과학기술분야와 융·복합한 창조경제를 실현했다.

농업이 창조적인 것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비창조적인 사고라고 여긴다.

앞으로의 농업은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생산 위주의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과학과 융복합 기술을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 비전이 있는 미래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식품외식산업은 중소기업의 활성화, 고용증대, 일자리 창출, 골목상권 활성화 등 창조경제의 핵심가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앞으로 농업분야에서 창조경제를 꽃피울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분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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