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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문화예산… 도내 문화계 “홀대는 이제 그만”

올 ‘경기도무형문화재 대축제’ 행사
도박물관 중앙홀… 낮은 위상 ‘씁쓸’
“기능인과 예능인 따로 진행 아쉬워”
道 문화예산 비중 감소 1.8% 불과
평균 4~5% 유지 타 시·도와 대조적

 

지난 6월, 도가 주최한 2013 경기도무형문화재 대축제의 세번째 행사를 찾은 기자는 펼쳤던 수첩을 이내 조심스럽게 접었다.

축제에 대한 기대와 소감을 바란 질문의 대답이 곧 도지정 무형문화재가 처한 안타까운 상황에 대한 하소연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1987년 지정을 시작한 경기도무형문화재는 현재 34개 기능종목과 20개 예능종목 등 총 54개 종목이 지정돼 있다.

각 기능을 대표하는 54명의 기능 보유자 중 7명이 참여한 전시, 대축제라는 이름을 내건 전시장소로 도가 선택한 곳은 도박물관 중앙홀이었다.

평소 중앙홀이 전시와 연계한 체험프로그램 장소로 활용되거나 제1전시실의 확장공간 개념으로 이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기도무형문화재 대축제’의 중앙홀 단독 공간 개최는 ‘위화감’을 느끼게 했다.

당시 임정란 ㈔경기도무형문화재총연합회 이사장(도무형문화재 31호 경기소리 기능보유자)은 지난 2012년 축제를 회상하며, “기능인과 예능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공연과 전시가 혼합된 행사가 돼야 한다”면서 “올해 행사는 기능과 예능이 나뉜데다 그나마도 6~7명씩 따로 진행돼 축제의 모양새가 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그의 시름이 깊어졌다. 자식과도 같았던 제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커피전문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서로 얼굴보기가 미안해졌다는 것이다.

이어 경기도무형문화재 14호 가호 소목장-창호 기능보유자인 김순기 옹은 얼마전 도에서 보내준 전수대상자들을 돌려보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도가 지정무형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전수대상자를 보낼 것이 아니라 기능을 자격증 시험 형식으로 전환하는 등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사를 건네고 나오는 뒷 맛이 썩 좋지 않았다.

경기도를 대표해야할 전통문화축제에서 도 문화계가 처한 상황의 한 단면을 본 듯 했다.

도가 문화영역에 갖는 관심을 수치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문화영역에 배정하는 예산비중으로 유추가 가능할 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올해 도 문화예산비중은 도 전체 예산의 1.8%수준으로 2%가 채 되지 않는다.

이는 평균 4~5%대를 유지하고 있는 타 시·도와 비교할 때 대단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하반기 추경 감액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때문에 이미 지난 수년간 예산 감경으로 공연과 전시를 비롯한 문화행사 운영의 축소·중단을 겪고 있는 도내 문화계는 도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박물관과 도어린이박물관 등은 뮤지컬과 연극을 비롯한 문화공연 다수의 운영을 중단했고, 도미술관은 소장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올해 상설전시에 비관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백남준아트센터는 올해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초청될 만큼 국제적 위상과 가능성을 지녔음에도 불구, 백남준 국제예술상수상작전시회 개최에 반영된 도 예산이 신청액의 10%인 2천만원에 불과해 후원자를 찾지 못하면 예술상 사업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편,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지난 2011년 선보인 국내 최초 어린이 전문예술축제 ‘경기키즈아츠페스티벌’은 유명 삽화가 앤서니브라운이 참여하며 큰 관심을 모았으나 맥을 잇지 못하고 있으며, 문화소외계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기어린이대합창단’도 올해 삼성전자 수원시봉사단이 사업비 지원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사업중단의 위기를 겪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 문화계가 바라는 것은 결국 ‘관심’이다. 경기 침체로 전체 세수가 감소한 상황에서 당장 예산비율이 늘어나도 실제액은 과거만큼의 증액을 기대할 수 없다.

다만 경기침체에 대한 부담에서 문화계가 홀대 혹은 소외되고 있다는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문화계가 도와 도민들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있다는 인식을 가능케하는 도의 ‘관심’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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