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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아이들 시선 붙잡는 60분 동화

인형연극 오정아트홀서 첫 공연
스크린 등 활용 어린이들과 소통
‘책·글쓰기’주제 효과적으로 전달
‘친구테마’ 본 주제 이탈… 아쉬움

 

작가 다니엘 커크의 그림책 ‘도서관 생쥐’를 원작으로 부천문화재단과 부천지역 예술단체 ‘극단 봄’이 지난 2012년 첫 선을 보인 어린이연극 ‘도서관 생쥐’는 어린이도서관 동화기차에 살고 있는 생쥐작가 ‘톨’과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동우’의 이야기를 통해 ‘책을 쓰는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글로 옮기면 당신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기획공연이다.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올 여름방학과 함께 찾아온 ‘2013 도서관 생쥐’의 첫 공연이 열린 지난 2일 부천 오정아트홀을 찾았다.

 

 


어린이 뮤지컬 <도서관 생쥐>

막이 오르면서 등장한 사서선생님이 도서관에 살고있는 비밀작가의 이야기로 아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퇴장하면, 도서관 한켠에서 주인공인 생쥐 작가 ‘톨’이 등장한다.

톨은 자신의 이름의 유례와 함께 작가로 활동하고 있음을 드러내 보이고 또 얼마나 용감한지도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세트 중앙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멀티미디어가 활용된다.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와 맞서기 위해 어떤 옷을 입을까 생각하는 톨의 고민을 인형 옷입히기 놀이 형식으로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관심을 스크린으로 끌어들인다.

아이들은 스크린 속 톨에게 입혀지는 옷을 보며 ‘아니요’, ‘맞아요’ 등의 표현을 전하며, 극은 무대와 관객의 본격적인 소통을 시작한다.

아이들이 선택해준 옷을 입고 고양이와 맞설만큼 용기있음을 뽐낸 톨은 사람들이 오는 소리에 급히 몸을 숨긴다.

사서와 함께 등장한 동우와 효민이의 작은 다툼을 통해, 동우라는 아이의 캐릭터가 전달되고, 사서가 ‘톨’의 이야기를 꺼내자 흥미와 호기심을 보이는 모습은 배우의 풍부한 표정연기로 아이들에게 분명하게 전달된다.

이후 몇가지 단서를 통해 동우는 작가 톨이 생쥐임을 직감하고 친구가 돼줄것을 부탁하지만, 톨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대신 그 바람은 지쳐 잠든 동우의 꿈 속에서 실현되며, 꿈속의 톨과 만난 동우는 마술책, 음악책, 식물책 등을 만나며 책 속에 담긴 재미를 느끼고 책과도 친구가 된다.

또 찢어진 책을 풀로 고쳐주며 책을 함부로 다루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이름없는 책인 ‘새책’에 직접 이야기를 써 넣어 책에 이름을 지어주며, 직접 작가가 되는 체험도 하게 된다.

톨과 신나는 체험을 하고 깨어난 동우는 그 사이 현실의 톨이 사서의 ‘작가와의 대화에 나와주세요’라는 부탁에 놓고 간 선물상자를 발견하고, 상자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된 동우와 친구 혜민이는 자신도 작가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객석에서 초대된 두명의 아이들도 직접 상자를 들여다는 체험을 함께하며, 그 모습이 무대 중앙의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돼, 극의 메시지를 무대로 확장한다.

일반적인 극과 달리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공연은 주제의 깊이 이상으로 단순성과 명확성이 주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한다. 특히 아이들의 주의를 얼마나 오랜시간 극에 잡아 둘 수 있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배우들은 시종일관 역동적인 연기를 선보여야 하고 사고의 흐름이 고이는 부분을 줄이는 방식의 연출이 필요하게 된다. 아이들은 솔직하기 때문에 흥미를 잃으면 금새 싫증을 내버리고 딴청을 피우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어린이 인형극 ‘도서관 생쥐’는 성공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극의 후반부인 40~50분 사이에도 아이들의 시선이 무대에 머물렀으며, 특히 그 타이밍에 관객인 아이들을 무대 위로 초청해 ‘톨의 선물상자’를 직접 들여다 보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는 것은 효과적인 연출이다.

극에 느낀 흥미는 공연 후 포토타임에서 배우들과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는 아이들이 배우들의 연기를 비롯한 공연에서 충분한 흥미를 느꼈으며, 공연 후에도 그 흥미를 쉬 잊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아이들에게 주제가 명확히 전달됐을까에 대한 물음이다.

‘여러분도 작가가 될 수 있다’라는 극의 본 주제가 아이들의 글쓰기 행위로 이어지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위해서는 반복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극은 이후 교육자가 아이들이 극에서 ‘느낀’ 메시지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보다 빠른 습득을 촉진하는 촉매로 활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극의 ‘본래의 주제’ 전달을 위해 보다 비중있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 ‘꿈 속에서 동우와 톨이 이름없는 책에 이야기를 써 넣어 이름을 지어주는’ 장면이다.

그러나 앞서 등장한 동화책들이 전하는 임팩트와 극 전반에서 강조되는 ‘진짜친구’라는 테마가 ‘직접 글을 써보자’라는 본 주제를 약화시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는 것에 대한 흥미와 책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두 가지 주제를 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된 연극으로 평가한다. 다만 독서가 위축되는 현실에서 어린이들에게서 부터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고자 하는 시도와 극에서 발견되는 가능성에서 작은 아쉬움이 남았다.

‘도서관 생쥐’의 이수정 연출(극단 봄 대표)은 “지난 해 공연 당시 주제전달에 무게를 두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는 다소 어려운 느낌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때문에 올해는 극의 내용을 단순화 하고 동우의 꿈속 이야기 비중을 늘려 극의 밀도와 역동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번 극이 끝나면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공연 역시 실수도 없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부족함이 없었지만 항상 만족하지 않는 자세로 관객과 주변분들의 말씀에 귀기울여 극의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과 3일 오정아트홀에서 공연을 마친 ‘도서관 생쥐’는 오는 7일부터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판타지아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25일까지 이어진다.

‘대극장’, ‘소극장’, ‘찾아가는 공연’ 등 세가지 버전으로 준비돼 세트와 이야기 구성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어서, 세 버전 모두를 감상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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