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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뒷골목… 인간성 회복케하는 아이러니

범죄의 온상 伊 북동부 지역 배경
악인 앞세운 사회 암면 묘사 통해
상실되어가는 도덕성 회복 역설
간결한 문체·빠른 스토리 전개로
매 페이지마다 영화 보는듯 생생

 

 

유럽 범죄 소설계의 대표 작가, 마시모 카를로토가 전하는 하드보일드 누아르 소설.

마약이 유통되고 총과 돈으로 무장한 사회, 뒷골목의 범죄와 정치적인 범죄가 공존하고 성적으로 타락한 이탈리아 북동부를 배경으로 외국을 떠돌며 도망 다니던 전 테러리스트가 레스토랑의 돈 많은 주인으로 사회적 신분을 상승해가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리고있다.

냉혈한이고 비도덕적이고 양심을 상실한 주인공은 사회에서 인정받는 승리자들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부패한 경찰과 공모하고, 비양심적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신분 상승을 꾀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처럼 악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은 어설픈 정의도 영웅도 없으며 선과 악 사이의 갈등도 드러나지 않는다.

건조하면서도 간결한 문체, 빠른 이야기 전개는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며 매력이다.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극 속 치밀한 범죄 계획과 실행 과정을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하게 전하며 매 페이지마다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테러리스트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도피의 세월을 보내다가 부패한 형사와의 결탁, 동지를 배신하고 종신형을 면한 주인공은 이탈리아로 돌아와 사회에서 인정받는 승리자가 되기 위해 여러 악행을 저지른다. 이 같은 모습은 끊임없이 내달리는 기관차를 연상케 한며,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질주하는 이야기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소설은 특히 도덕성의 상실로 경제발전을 이룬 이탈리아 북동부라는 공간에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주의(Berlusconismo)가 탄생한 곳이기도 한 북동부를 배경으로 저자 카를로토는 범죄와 폭력의 세계, 또 이와 긴밀히 연결돼 있는 제도권을 암흑의 실체로 드러냄으로써 검은 이탈리아의 현재를 그리고 있다.

소설은 범죄자를 앞에 내세워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만을 확대시켜 바라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독자에게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원칙과 규칙들, 타인에 대한 존중, 인간의 도덕성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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