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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가락으로 소통… 숨가쁜 공연릴레이 아쉬움

한·중·일 등 5개국 전통 음악에 마술쇼까지 마련
각국 악기 하모니 이룬 퓨전 공연, 눈과 귀 매혹
소리·스크린 배경만으로 구성된 ‘모리화’다소 밋밋
후반 임팩트 약화 자칫 지루… 인터미션 부재도

 

도립국악단 청소년음악회-亞 음악여행

8월의 시작과 함께 곳곳의 도내 공연장에서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음악회’가 공연되고 있다.

익숙한 곡들에 해설을 더하는 각각의 청소년음악회들은 클래식과 공연문화의 저변 확대로 음악회의 대중화를 이끈다.

그 중 도를 대표하는 도립국악단에서 선보이는 청소년음악회는 우리나라 전통악기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전통 민요를 비롯해 북한, 베트남, 일본, 중국 등 5개국의 곡을 준비하고, 마술쇼를 더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9일 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에서 열린 도립국악단 기획공연 ‘청소년음악회-아시아 음악여행’을 찾았다.



연주회는 진도아리랑과 밀양아리랑을 변수해 작곡된 ‘남도아리랑’으로 문을 열었다.

곡이 시작되고 소금의 음색이 무대를 가로지르며 수줍음을 전하면 몇방울의 물방울이 튀는 듯한 생동감이 더해지고 이어 몰아치기 시작하는 연주가 귀를 사로 잡는다. 특히 어떤 악기보다 잔잔히 가라앉아 있던 타악기들이 치솟아 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며 선보이는 퍼포먼스가 곡에 흥을 더했다.

본래 아리랑이 여성적 서정이 담긴 탓일까. 소금의 수줍음, 타악의 당참을 지나 곡 후반부에서 느껴지는 짙은 서정은 곡에 한 여성의 서사가 담긴 듯한 인상이었다.

두번째 프로그램인 북한곡 황금벌의 연주는 리프트가 사용된 연주자들의 신선한 등장으로 공연장을 환기시켰다. 본 연주에서 사용된 저피리와 대피리 등 북한의 개량악기도 만날 수 있어 풍부한 관악음을 느끼게 했다.

‘청소년음악회’의 취지에 맞게 마련된 세번째 프로그램은 김재영 단장이 직접 나서 우리 악기에 대한 설명을 전하고 악기 각각의 소리를 들어보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악기 소리를 시연할 때는 ‘외로운 양치기’, ‘G선상의 아리아’ 등 주로 서양곡을 연주했으며, 대금파트의 설명 때는 유명개그프로그램인 ‘나쁜사람’을 패러디한 꽁트도 준비됐다.

관객인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을 준비하고자 한 노력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또한 국악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우리 악기가 세계의 어떤 곡들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전하고자 하는 취지도 잘 드러났다.

“여러분을 다시 만나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 청소년 여러분이 건강해야 우리 경기도가 건강한 것”이라는 김재영 단장의 인사말은 따뜻했다.

관객들의 호응은 4번째 프로그램인 마술쇼에서 절정을 이뤘다. 마술사 이혜성의 쇼에 마음을 빼앗길 때 쯤엔 배경으로 깔린 재즈곡이 국악기로 연주되고 있다는 것을 잊을 만큼 자연스럽게 녹아있었다.

연주회의 후반은 베트남의 단보우 협연과, 일본의 민요 소란부시, 중국민요 모리화로 이어졌다.

하나의 현만이 사용된 단보우는 마치 연주자가 허공에 피크를 튕기는 듯 신비로운 장면이 연출됐으나, 그 음색은 보다 신비했다. 악기 왼쪽의 음조절대가 흔들릴때마다 기이하게 변하는 음색은 확성기를 통해 무대 전체로 뻣어나가 자칫 국악기들에 가려질 수 있는 단보우의 색깔을 분명하게 전했다.

일본곡 소란부시는 곡 중반, 일본 전통복장을 한 두명의 단원이 노래를 부르는 펴포먼스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곡이 끝나고 종종걸음으로 퇴장하는 모습에 객석 곳곳에서 작음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때문에 중국곡인 모리화는 아쉽다.

베트남 전통악기의 음색을 강조한 단보우 협주와 일본식 분장으로 관객에게 이국적 느낌을 확실하게 전한 소란부시 등 앞선 공연의 퍼포먼스에 비해 조금은 밋밋한 느낌이다.

이는 마무리곡인 가야금 협주곡 ‘도라지’로도 이어졌다.

1시간40여분에 이르는 공연시간도 연주회 후반부에 집중력을 흐렸다. 40~50분이라는 수업시간은 청소년들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하고 있다. 때문에 공연 역시 중간에 쉬는 시간(인터미션)을 마련하거나 후반부의 퍼포먼스 강화 혹은 배분이 필요할 듯 하다.

그럼에도 이번 도립국악단의 ‘청소년음악회-아시아 음악여행’은 양질의 연주와 그 이상으로 청소년이라는 관객의 특성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분명하게 드러난 공연이었다.

국악이 젊어지고 있다. 세계의 음악을 소화하게 된 우리 전통악기가 이제 모든 관객층을 아우를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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