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자신의 아버지를 ‘세상의 찬밥’으로 정의한다. 그만큼 시인의 아버지는 가정적으로, 사회적으로 힘든 삶을 살아왔다.
시인이 기억하는 아버지는 늘 슬픔이었지만 시인은 이 글을 쓰며 그러한 생각이 아버지에 대한 편견이었음을 알게 됐다. 고통 속에서도 아버지가 평안과 기쁨을 갖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시인의 아버지는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살다가 마흔여섯의 나이에 도시로 나왔다.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는 늦은 나이였다.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노동일밖에 없었다. 시인의 큰아버지가 월북했다는 이유로 시인의 아버지와 형제들은 큰 고통을 받았다. 그러나 시인의 아버지는 그 고통을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을 이길 수 없었지만 아버지가 삶을 긍정하고 잘 버텨 주었기에 자식들은 이제는 모두 제자리를 찾아 제 몫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다.
시인은 그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외롭고 힘들어도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가는 것의 위대함을 말하면서 독자들에게 미래에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
한편, 책 곳곳에는 오늘의 아버지들이 살았던, 지나간 옛 시절의 추억이 곳곳에서 묘사되고 있다.
한겨울에 꽝꽝 언 논에서 썰매를 타던 이야기, 국민교육헌장을 억지로 외워야만 했던 일, 노점에서 달고나를 먹으며 뽑기를 하던 것, 한겨울에 광 가득하게 연탄을 재워 놓아야 겨울채비가 끝났던 일 등을 소재로 쓰여진 40여편의 이야기는 가난하고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에 흠뻑 빠져드는 즐거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