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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리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손혜리(45)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은 지난 2010년 9월 도 산하 단체장으로는 젊은 나이에 도문화의전당을 맡은 후 2012년 연임, 내년에 있을 전당의 10주년을 책임지게 됐다.

올해 천지진동페스티벌, 피스앤피아노페스티벌, 예술단페스티벌 등 굵직한 페스티벌을 세 차례 선보이며 도문화의전당이 도민들에게 풍족한 문화·예술의 장을 선물하는데 앞장서 온 그는 이제 도민들에게 ‘우리 전당’이라는 말을 듣게 될 날을 꿈꾸고 있다.

도문화의전당과 도립예술단이 오롯이 도민들의 품에 안기는 내일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손혜리 사장을 만났다.

- 벌써 임기 4년차에 들어섰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면 도문화의전당에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제일 큰 발견이랄까, 변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우리 전당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에 있었고, 직원들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보냈다.

기존 직원들이 그대로 일하고 있음에도 전당이 전보다 많은 문화행사와 컨텐츠를 만들고 실현한 것은 직원들 개개인이 숨겨놨던 역량과 가능성을 드러냈기에 가능했다.

페스티벌 같이 큰 규모의 행사는 대체로 전문적인 기획자와 운영스텝, 홍보가들을 데려오기 마련이지만 그간 전당이 보여 온 페스티벌의 특징은 브레인스토밍에서 시작해 처음부터 끝까지 전당 내 인력으로 꾸렸다는 것이다.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간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피스앤피아노의 경우 외부 음악가들이 많이 초청됐다. 페스티벌을 마치고 감사연락을 드렸을 때 하나같이 전당 직원들이 열심히 뿐 아니라 잘한다는 답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지금까지를 돌아볼 때 가장 훌륭한 변화였다고 생각한다.

- 부임한 이래 매년 세 차례 이상의 페스티벌을 진행했고 올해는 특히 7월에 정전60주년을 기념하며 천지진동페스티벌이 개최됐고, 8월엔 피스앤피아노페스티벌이, 10월에는 예술단페스티벌이 진행됐는데 이를 마친 소감은.

진짜로 대장정을 했다. 준비기간에는 시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스타트를 하고 나니 쉬지 않고 히말라야를 등반한 느낌이다. 너무 힘들게 올라왔다. 그런데 정말 잘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전당의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 세 페스티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택한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다 애정이 많은 행사였다. 그래도 하나 꼽는다면 예술단페스티벌이 가장 애착이 많이 남는다. 올해 처음 기획한 페스티벌인 만큼 운영팀도 어려움이 많았고 가장 늦은 공연인 만큼 예산문제도 녹록치 않았다.

또 예술단의 브랜드 공연인 만큼 도민들께 근사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많았다. 무용단의 달하 같은 작품은 조금만 예산을 더하면 한층 세련돼 질 수 있는 공연이라 특히 그렇다. 무엇보다 전당이 변화하는데 핵심적인 공연이었기 때문에 정이 많이 간다.

- 올해 첫 선을 보인 예술단페스티벌은 도립예술단이 한 자리에 모였을 뿐더러 단원들이 중심이 된 프로그램도 마련됐는데 느낌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예술단페스티벌은 전당의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다. 부임 초기부터 전당 방향, 다른 극장과 차별점을 생각할 때 그 중심에 도립예술단이 있다는 생각을 해 왔다.

이번 예술단페스티벌이 구체화된 것은 지난해 말이다. 초임 후 2년 동안은 전당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임 후 이제 예술단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일에 매진하던 전당과 예술단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페이스를 함께 맞춰보니 금방 맞더라. 한 식구였던 거다.

이번에는 발을 맞춰 걷는 연습을 했다면, 내년부터는 발을 묶고 같이 뛰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특히 ‘디아티스트’는 단원들에 대한 신뢰가 엿보이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민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거나 타장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아마추어적인 모습이 노출될 경우, 예술가들이 가져야할 특수성과 위상이 저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없었나.

“처음부터 고민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그런 염려를 한번 넘어가지 않으면 영원히 도민과 괴리된 예술가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도립예술단은 공공의 예술단이기 때문에 도민과 함께 호흡하고 스킨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론 부끄러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만큼 도민과 깊게 소통하고, 함께 호흡하는 예술단이 되길 바랐다.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는 ‘거리가 있는 예술가’가 아니라 도민이 필요로 할 때 옆에 있고, 만지고 싶을 때 만지고, 안고 싶을 때 안을 수 있는 ‘당신의 예술단’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디아티스트 2째날 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안문기 선생님의 ‘별호’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자 안 선생님께 사진을 찍자며 다가왔다. 이게 우리한테 필요했던 거였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물론 예술가다운 모습도 필요하다. 때문에 브랜드 공연에서는 세련된, 관객과 분리된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이번 페스티벌을 구성했고, 예술단이 그만한 역량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 내년에는 전당이 10주년을 맞는다.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것과 앞으로 도문화의전당이 나아갈 방향은.

10주년을 위한 준비는 정책적인 부분, 시스템적인 부분, 그리고 행사·공연 부분 등에서 다양하게 구상 중이다. 전체적인 방향은 지나온 10년보다는 앞으로의 10년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물론 많은 공연·기획프로그램들이 10주년 세레모니를 장식하겠지만, 10주년 세레모니 중심에는 역시 예술단이 있다.

내년에는 5개 단체, 280여명의 예술단이 한 무대에서 하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 마련할 계획이다. 신기한 모습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번 예술단페스티벌 때 운영했던 오픈하우스도 강화해 예술단과 도민이 친근해 질 수 있는 계기를 보다 강화할 생각이다.

올해 예술단페스티벌의 컨셉이 ‘당신이 우리의 어머니이고 아버지’였다면, 내년에는 ‘예술단이 우리 언니고 동생이고 내 자식이구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도민들이 ‘전당이 10주년이 되는 구나’가 아닌 ‘우리 전당이 10주년이구나’ 하는 생각 가질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앞으로는 전당이 ‘당신의 예술단’이라고 말하기 보다, 도민들이 ‘우리의 예술단’이라고 불러주도록 하는 것이 전당의 비전이고 바람이다.”

- 이러한 계획들의 현실화를 위해 예산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안은.

수익은 투자에 비례한다. 비싼 공연을 가져오면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은 분명하다. 화려한 세트와 조명, 그리고 테크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고가의 기기들이 사용되면 자연히 보다 세련된 공연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지방 공연장에서는 예산에 한계가 있는 만큼 비싼 공연을 가져오거나 기획공연에 예산을 투입해 수입을 늘리려 하기 보다는 사업을 함께 할 파트너를 찾는 작업을 통해 예산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복지사업이 특히 그렇다.

그간 전당과 예술단의 가능성을 보여드렸다. 때문에 각 기관에서는 이제 전당과 함께 문화사업을 추진하면 질적으로 보장된다는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 올해도 그런 결과들이 있었다. 경기삼성드림합창단 사업이 그것이다. 한 사업에 외부 단체가 2억원이 넘는 큰 돈을 지원해 준 것은 사업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도 산하 공공기관, 기업 등과 사업 예산을 나눠 내년 중에는 복지사업에서 파트너 기관의 예산 지원 비중을 70~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끝으로 도의 문화·예술이 나아갈 방향과 역할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나.

문화예술은 다른 분야가 하지 못하는 역할이 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그렇다. 지난 8월 평택항만공사와 함께 선상음악회를 연 적이 있다. 중국을 오가며 소위 ‘보따리 장사’를 하는 분들을 위한 음악회였다. 바쁜 일상을 살면서 변변한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시는 분들에게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전해드리고자 마련했다.

선상에서의 공연이 처음이라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현장 분들이 고마움을 전하는 모습에 단원들도 어떤 공연보다 뭉클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새로운 역할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극장을 벗어나 다양한 현장에서 도민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작업이 예술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예산 문제 이야기가 있었지만, 전당 뿐 아니라 도 역시 세수 감소 등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게 됐고, 이에 따라 도민들도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적·경제적 상황에서 받게 되는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전당과 예술단원들이 도민에게 치유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ㅣ박국원 기자 pkw09@kgnews.co.kr

사진ㅣ노경신 부장 mono3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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