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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젊은 작가 3인 “청춘을 말하다”

 

80년대 생의 젊은 문학가 김승일·김엄지·박성준, 3인 작가가 한자리 모여 ‘청춘’을 주제로 글을 쓴 지 3년 만에 세상에 나온 산문집.

김승일(시인, 1987년생)은 중학시절부터 자신의 삶을 온통 지배했던 홍대 ‘인디밴드’에 대해, 김엄지(소설가, 1988년생)는 오후 네 시에 아침을 먹는, 소소한 일상생활의 ‘치열함과 무의미’에 대해, 박성준(시인, 1986년생)은 사색공간 ‘시인의 방’에서 끄적거린 ‘잡글’을 시처럼 문학처럼 풀어내고 있다.

김승일 작가는 중학교 때부터 홍대 인디밴드에 미쳐 청춘기를 보냈다. 중학시절 새벽 2시에 신해철이 진행하는 라디오방송 ‘고스트스테이션’을 즐겨 듣던 이야기를 흥미롭게 소개하는 그는 ‘쌈지스페이스 바람’ ‘클럽 DGBD’ ‘빵’ 등 홍대에 있는 공연장에 드나들면서 아마츄어증폭기, 모임 별, 푸른새벽 등 인디밴드와 어울리며 청춘기를 보내던 흔적을 더듬는다.

김승일은 홍대의 인디밴드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직접 작곡을 하며 공연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홍대에서 시를 쓰고 있다. 홍대는 그를 지배했던 청춘시절의 전부이고 여전히 그렇다.

김엄지 작가의 글은 유연하면서도 당차다. 그녀는 청춘 초입에서 지금까지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를 날것의 신선함을 담아 전한다. 잠자고 있는 친구 보미의 머리를 싹뚝 자르는가 하면, 어린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바이킹타기를 감행하는 엄지 특유의 엉뚱한 행동이 재미를 유발한다. 때때로 꿈을 묘사한 장면들은 기이하면서도 현실보다 뚜렷하다.

집에서, 지하철에서, 냉면집에서, 꿈속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우리네 먹고 입고 자고 싸는 배설 기능의 그렇고 그런 허무한 이야기가 콩트 형식의 짧은 글 속에 유쾌하게 녹아 있다.

박성준 작가는 자신의 시에 대해 “시를 지어놓고 포켓에 넣어 수일이 지나고 나면, 나의 시는 이미 자라 있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낡고 축축하고 빈곤한 ‘시인의 방’에서 번뜩이며 탄생한 그의 글은 이미 시이고 문학이라는 것. ‘시인의 방’이라는 공간 안에 담아내는 글의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

시인으로서의 삶과 비애를 담은 글 속에는 이 시대 태생적 결핍과 불안, 가난 속에 여전히 신앙처럼 귀신을 불러들이듯 혹은 신열 앓듯 시를 쓰며 생존하는 그의 모습이 실랄하게 표출된다.

3인 작가는 그들의 청춘기 모습을 드러내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와 독자는 뭐가 다른가. 정말로 우리는 자라고 있었을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끝을 맺는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보통사람들의 청춘기, 그리고 자화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끊임 없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돌아볼 따름이다. 농밀하면서도 유쾌한 작가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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