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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청사 1층 북 카페로 리모델링

 

 

아파트·정류장 등 곳곳에 도서관

 

‘책 읽는 도시’ 시책 ‘독서혁명’ 일궈

 

시민 도서관 이용·대출 도내1~2위

 

인문학강좌·책 축제 등 다양한 행사

 

책 읽는 재미 키워 시민들 큰 호응

 

김윤주 시장 남다른 시정 철학

 

“도시가치 높이는 무형의 도시계획”

 

지역 전체 소통·공감 도시 변모

■ 대한민국 대표 책 도시 군포

군포시청을 방문하면 청사건물 옥상에 설치된 두 개의 커다란 표지판이 먼저 보인다. 시계를 사이에 두고 왼쪽에는 군포시 마크(Gunpo)가, 오른쪽에는 시의 역점시책인 ‘책 읽는 군포’를 상징하는 ‘위드 북’(With Book) 마크가 자리 잡고 있다.

발길을 옮겨 시청 현관에 들어서면 양편으로(어린이·어른) 나뉜 북 카페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가정교육의 산실 ‘밥상머리’라는 이름이 붙은 북 카페다. 이곳은 책을 빌리는 공무원, 어린이, 민원인으로 항상 붐빈다.

시청 2층 시장 집무실 옆에는 ‘책 읽는 군포실’이 있다. 독서정책을 전담하고 있는 전국 유일의 과(課) 단위 부서다.

전국의 기초 지방자치단체들 가운데 ‘책 읽는 도시’를 표방하는 곳은 여럿이다. 하지만 ‘책 읽는 도시’를 시의 대표적인 핵심 시책으로 삼고, 전담 조직까지 갖춰 다양하고 창의적인 독서진흥 정책에 온 힘을 쏟는 곳은 군포뿐일 것이다.

나아가 군포는 ‘책 읽는 아파트’ 및 ‘책 읽는 학교’ 선정과 지원, 작은 책장이 설치된 ‘책 읽는 버스 정류장’ 운영, 작가 창작활동 지원 사업에 이르기까지 지역 전체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나누며, 쓰고 생각하며, 소통·공감하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

 




■ 손만 뻗으면, 눈만 돌리면 ‘책’

군포시는 도시 면적이 좁은 단점을 강점으로 바꾸고 있다. 눈만 돌리면, 손만 뻗으면 책과 만날 수 있는 독서환경이 가장 좋은 도시를 만드는 중이다.

시민의 도서관 이용률과 대출률도 경기도 내 1~2위를 기록하는 등 독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

이를 위해 시는 2010년부터 ‘책 읽는 군포팀’을 꾸려 다양한 독서문화운동을 추진했다. 우선으로 시행한 사업은 책 읽기에 편한 환경 조성이다. 그 결과 13개의 책 읽는 아파트, 공공도서관 6곳, 30여개의 작은 도서관, 미니문고 33개 등이 지정·운영되고 있다.

특히 시청사 1층 전체를 리모델링해 북 카페로 꾸민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곳에는 1만여권의 장서가 갖춰져 있고 공공도서관과 대출시스템을 통합해 대출과 반납도 가능하다. 현재 40여명의 자원 활동가들이 운영한다.

앞으로도 시는 유휴공간만 있으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범적으로 버스나 택시 이용자를 위해 ‘책 읽는 정류장’도 조성했다. 시청 맞은편과 산본역, 금정역 버스정류장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북 카페다.

책 읽는 카페도 5개소를 지정해 운영 중이다. 책 읽는 카페로 지정된 곳에는 카페 콘셉트에 맞는 책을 장기 대출해 주고 독서회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홍보도 해준다. 시는 책 읽는 정류장이나 카페 등의 반응을 보고 책 읽는 미용실이나 병원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20개교가 지정된 책 읽는 학교도 인기다. 책 읽는 학교에는 한 학년의 아침 독서를 위해 필요한 책을 지원해주고, 만나고 싶은 작가도 초청해 강연회를 연다. 특히 각 학교의 독서 골든벨이나 독서대회에 시장상도 지원해 만족도가 높다.



■ 독서가 즐거워지는 군포

군포시는 시민의 책 읽고 싶은 마음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다양한 독서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중 대표 프로그램은 ‘밥이 되는 인문학’이다.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오후 2시면 어김없이 군포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인문학 강의가 열린다.

그동안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을 비롯해 김정운, 혜민, 유홍준, 신경숙, 황석영, 김난도, 이동진 등 30여명의 명사가 다녀갔다. 많은 시민이 평소 만나기 어려운 작가나 저명인사의 수준 높은 강의를 듣고 책을 접하면서 독서의 재미가 더 커졌다고 말한다.

시는 신병주, 고미숙, 이수영 작가를 초청해 평일 낮시간대에 인문학 강의를 듣기 힘든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조찬 인문대학도 운영했다. 역사와 인문 그리고 철학 분야의 강의를 총 6회(각 2회)에 걸쳐 진행했으며, 여기에는 200여명이 매번 참여해 열성을 보였다. 시는 앞으로 주말이나 야간, 퇴근길 강의 등도 개설할 계획이다.

시는 한 도시 한 책 읽기 사업도 3년째 펼치고 있다. 2011년 성석제 작가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2012년 김려령 작가의 ‘가시고백’, 올해는 이순원 작가의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이 선정돼 시민 독서 릴레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군포의 책’ 표기가 새겨진 도서 3천권 배포, 작가와의 만남, 독서 토론회, 북 콘서트, 서평대회, 골든벨 등도 운영해 적극적인 책 읽기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4년 군포의 책’ 선정 작업이 한창이다. 각계각층에서 추천한 313권의 책을 5권으로 압축한 후 시민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시는 연내에 ‘2014 군포의 책’을 선정하고 내년 1월에 선포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시는 ‘책 읽는 군포’ 사업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계간지 ‘책이 열리는 나무’ 발행,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 중고도서 나눔전, 독서회 활성화, 독서 토론대회 사업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생활 속 독서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편 시는 가을에 ‘군포 책 축제’를 개최해 봄철 철쭉대축제와 더불어 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시키고 있다.

지난 9월6일부터 8일까지 산본중심상업지역에서 250여개 부스가 설치된 가운데 진행된 책 축제에는 40만명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내년에는 축제 기간 중 하루를 ‘군포 책의 날’로 지정해 시민이 더욱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운영할 계획이다.



■ 대한민국 대표 ‘책의 도시’

‘책 읽는 도시’는 독서인구 감소로 빨간색만 점멸하는 책 세상을 지키는 초록 불이다. 군포를 비롯해 책 읽는 도시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페이지들은 책과 미래, 우리의 희망이다.

인구 28만6천여명, 총면적 36.46㎦의 소도시인 군포가 ‘책 읽는 도시’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보다 김윤주 시장의 남다른 책 사랑과 시정 철학에서 비롯됐다.

김윤주 군포시장은 “책 읽기 운동은 도시가치를 상상 그 이상으로 훨씬 높여줄 수 있는 무형의 도시계획”이라며 “군포의 책 정책은 전 공직자가 매달려서 하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고 성공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포의 각 부서, 모든 공직자는 새로운 책 시책을 발굴하거나 추진 중인 사업에 책을 접목하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116건, 올해에는 124건의 책 시책이 발굴돼 추진되고 있다.

앞으로 시는 현재 진행 중인 ‘책 읽는 군포 중장기 용역’을 토대로 내년에는 시민 독서 장려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최근 제정한 ‘군포시 독서 문화 진흥 조례’에 따라 독서 문화 진흥 종합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시장은 “지난 3년간 전 직원의 노력으로 ‘책 읽는 군포’를 위한 기초인 하드웨어 구축에 괄목할 성과를 냈다”며 “이제는 시민이 스스로 책 읽기를 즐기는 도시, 대한민국의 대표 책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즐거운 독서운동 전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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