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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우아함에 화려함 더해… “시선을 뗄수 없다”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독일의 작가 호프만의 원작보다 차이콥스키의 발레모음곡으로 더욱 알려진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이면 어김없이 ‘매진’이라는 이름과 함께 찾아온다.

국내에서는 크게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셜발레단의 두 버전으로 만날 수 있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공연을 7일 도문화의전당 윈터페스티벌의 첫 공연으로 만났다.

국립발레단의 공연으로 만난 ‘호두까기 인형’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 버전으로 풍부하고 생동감 있게 배치된 춤이 특징이다. 호두까기인형은 나무로 만든 인형 대신 몸짓 작은 무용수가 역할을 맡아 앙증맞은 귀여움을 선물한다. 각 나라의 민속성이 녹아있는 5개국 인형들의 춤, 주인공의 2인무와 꽃의 왈츠에서의 군무는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러시아 전통 발레에서 보여지는 고난도의 테크닉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주인공 마리(주인공의 이름은 동화와 달리 마리로 바뀌었다)와 호두까기 왕자의 로맨스는 연인들에게도 안성맞춤인 공연이다.

차이콥스키의 발레모음곡으로 알려진 ‘호두까기 인형’은 합창이 삽입된 2막 ‘눈송이 왈츠’와 사탕요정의 춤에 ‘첼레스타’라는 악기가 사용돼 영롱한 느낌을 전한다. 이 밖에 피콜로로 표현된 앙증맞은 중국춤, 현악기와 관악기가 떠들썩한 러시안춤 등 나라별 특징이 잘 드러나는 인형들의 테마곡도 익숙함과 함께 귀를 즐겁게 한다. 눈송이 왈츠와 함께 ‘꽃의 왈츠’ 역시 수려한 이미지로 객석을 물들인다.

 

 

 

공연은 총 2막으로, 주인공 마리네 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1막은 크리스마스 파티와 한밤 중, 생쥐와 호두까기 인형의 전투가 그려지는 2개의 장으로 구성됐으며, 호두까기 왕자와 함께 크리스마스 랜드로 떠나 축제를 즐기는 장면들로 구성된 2막이 1개의 장으로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막이 오르면 어디론가 향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폭이 넓은 치마를 입고 이동하는 여성 무용수들은 마치 물이 흐르듯 무대 위를 지나가는 반면, 남성 무용수들은 씩씩한 걸음걸이로 발을 쭉쭉 뻣어가며 거리를 걷는다. 여기에 아이들의 앙증맞은 움직임이 더해지며 발레의 유연한 움직임을 천천히 눈에 새기기 시작한다.

바쁘게 뛰어가는 드로셀마이어는 빨간 옷을 입은 무용수를 안고 있다. ‘이녀석이다’ 생각하는 순간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하 듯 드로셀마이어는 무대 중앙에서 한차례 호두까기 인형을 빙글빙글 돌려보인다.

마리네 집에서의 즐거운 파티.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눈길을 끄는 가운데 파티에 초대된 아이들의 귀여움 가득한 군무가 펼쳐지고, 이어 나타난 드로셀마이어가 마술을 선보이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법 커튼 속에서 태엽인형을 꺼내 선보이면 아이들의 파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마리에게 드디어 호두까기 인형이 선물되고, 샘이 난 프릿츠와 마리가 인형을 사이에 두고 장난을 친다. 밤이 깊어지자 어른들이 축배를 들며 마지막 춤을 춘 뒤 모두 집으로 향한다.

이어진 2장은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과 생쥐들의 전투, 호두까기 왕자와 크리스마스랜드로의 여정을 준비하는 마리의 모습이 그려진다. 장난감 병정들과 생쥐군대가 뒤엉켜 무대 위에서 펼치는 군무와 호두까기 왕자와 마리가 크리스마스 랜드로 향하는 길에 만난 눈송이들이 선보이는 ‘눈의 왈츠’가 무대를 수려하게 수놓는다. 각색의 의상을 입고 뒤엉키는 남성적인 전투 장면과, 발레하면 떠오르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눈송이들의 여성적인 왈츠 장면이 대조적인 색감과 감성으로 2장 전체의 분위기를 가득 채운다.

2막은 크리스마스 랜드로 쫒아온 쥐들을 가볍게 물리치는 왕자의 승리를 축하하는 인형들은 춤, 그리고 마리와 왕자가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독무와 2인무가 펼쳐지며, 잠에서 깬 마리가 지난밤의 꿈을 떠올리며 행복한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국립발레단의 ‘후두까기 인형’은 생쥐들과의 전투장면보다는 2막의 크리스마스 랜드에서 본격화되는 마리와 호두까기 왕자의 로멘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때문에 화려하고 감성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어린무용수들의 모습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왕자로 변하기 전, 호두까기인형의 움직임과 어린 무용수들이 보여주는 명랑한 파티 장면. 호두까기 인형이 타 발레와 구분되면서 가족공연으로 사랑받는 이유 역시 어린 무용수들을 보는 재미 때문이다.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생쥐 군단에서 생쥐왕의 양 옆으로 졸졸거리며 따라 다니는 두마리의 어린 생쥐 역시 화려한 군무 너머에서도 자주 시선을 끌어 당겼다. 그 사랑스러움이라니.

관람 후에는 차이콥스키에게 공연에 녹아든 각각의 곡들을 탄생시키게 한 원작에 대한 호기심도 자극한다. 동화 속 호두까기 인형의 탄생 배경, 생쥐왕은 왜 마리와 호두까기 인형을 공격하는 것인지 등을 원작에 숨겨진 의미들을 찾아낸다면 보다 풍성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오는 18일부터 서울예술의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25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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