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0 (토)

  • 흐림동두천 27.8℃
  • 구름많음강릉 29.5℃
  • 흐림서울 29.6℃
  • 구름조금대전 30.7℃
  • 구름많음대구 29.8℃
  • 구름많음울산 29.6℃
  • 구름많음광주 29.3℃
  • 구름많음부산 27.5℃
  • 구름많음고창 29.4℃
  • 맑음제주 33.2℃
  • 흐림강화 27.0℃
  • 구름많음보은 28.0℃
  • 구름많음금산 30.0℃
  • 구름많음강진군 30.1℃
  • 구름많음경주시 30.9℃
  • 구름많음거제 27.4℃
기상청 제공

노인 시점에서 바라본 늘그막 삶의 외로움 등

 

안재휘 작가의 단편소설 중에서

수작 9편 골라 실은 창작소설집

냉철한 가치관·휴머니티 돋보여

지난 2003년 월간 ‘문학21’로 등단한 안재휘 작가는 현재 중부일보 정치부 부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휘’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그간 ‘카인의 몽상’, ‘꽃과 칼’ 등 30여편의 중ㆍ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특히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한 최초의 기록인 신라시대 장수 이사부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동해영웅 이사부’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창작소설집 ‘치와와 실종되다’는 지난 기간 틈틈이 발표한 수십 편의 단편소설 중 수작 9편을 골라 실은 저자의 두번째 작품집이다.

표제작 ‘치와와 실종되다’는 아내를 잃은 한 노인의 시점에서 바라본 늘그막 삶의 이야기다. 아내. 그러니까 아들의 어머니이자, 손주들의 할머니의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온 것이 바로 ‘포옹이’라는 이름의 치와와다. 아내가 떠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들어온 포옹이는 죽은 아내에 대한 관심을 가족들로부터 빼앗아간 존재다. 뿐만아니라 이제는 자신에 대한 관심마저 소홀하게 만든 듯 하다. 그 포옹이가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그러자 가족들의 관심은 오로지 포옹이에게 향하고, 노인의 외로움은 짙어져만 간다.

가족들이 포옹이를 찾는 전단을 붙인 거리에서 노인은 더욱 외롭다. 어느새 자신에게 밥을 차려주는 것 조차 귀찮아 하기 시작한 며느리가 뒷집 아낙과 “시아버님을 모시기 부담스럽다”는 뒷담화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노인은 치솟는 울분을 가슴에 담고 뒷산으로 몸을 피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포옹이와 마주한다. 포옹이를 품에 안고 산을 내려오던 노인의 머리에 며느리의 대화가 스친다. 젊은 시절 받았던 고문의 기억과 함께. 노인은 “사람들이 이따금씩 떨어져 죽는다”는 가새바위를 바라본다. 그리고 “바위 저 너머 푸른 하늘에 걸려있는 화사한 뭉게구름이 꽃처럼 눈부셨다.”

노인의 탄식과 같은 이야기가 말끔하게 쓰여진 문장 곳곳에는 작가의 지식인으로서의 냉철한 가치관과 낮은 세상을 향해 풍기는 휴머니티가 진하게 녹아 있다.

 







배너


COVER STORY